“피해자가 주장하기만 하면 다 들어주고 합리적 의문 제기는 ‘2차 폭력’으로 몰던 이들, 왜 나에게는 같은 잣대 적용 않나?”
전국학생수호연합 대변인 인헌고등학교 최인호 군, 14일 동영상 게재해 학교 측 ‘편파성’ 고발
최 군 등과 함께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학생들, ‘심각한 불안 증세’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인호 군.(사진=유튜브 채널 ‘최인호TV’ 캡처)

인헌고등학교 ‘정치교사’ 문제를 폭로한 최인호 군이 ‘피해자 중심주의’를 외치는 이들이 ‘진짜 피해자’를 외면하고 편파적으로 사건을 다루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영상을 게재했다.

“저의 상식 선에서는 절대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최인호군은 14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최인호TV’에 영상을 공개하고 학교 측이 최 군을 포함한 ‘전국학생수호연합’(이하 ‘학수연’) 측 학생들을 어떻게 편파적으로 다루고 있는지 조목조목 고발했다.

인헌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김화랑 군과 최인호 군은 지난해 10월 같은 고등학교 재직중인 일부 교사들이 교내 양성평등 서클을 강제로 폐쇄하고, ‘반일 사상 주입’, ‘현(現) 정권 인사 옹호 강요’ 등의 ‘사상 주입’을 했다며 이들의 행태를 고발했다. 이어서 최인호 군은 ‘공익 제보’ 목적으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관련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최 군 등의 주장을 반박할 목적으로 교내 곳곳에 게시물을 부착하고 “(최 군 등) 일부 학생들의 주장은 모두 가짜”라는 요지의 교내 방송을 했다. 이른바 ‘인헌고 사태’의 발단이다.

영상에서 최인호 군은 인헌고등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가 최 군 등이 피해자로 연관된 일련의 사건들을 조치하기로 한 내용이 담긴 ‘조치결과통지서’의 내용을 공개했다. 최 군이 공개한 ‘조치결과통지서’는 총 4건이었다.

최인호 군이 공개한 인헌고등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조치 결과 첫 번째 통지서. 인헌고 측은 학교 측의 ‘대자보’ 게시와 교내 방송 행위가 최인호 군을 압박하기 위함이 아니었다고 보면서도 최 군에게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최인호TV’ 캡처)

학교 측이 ‘반박 게시물’을 교내에 곳곳에 부착하고 교내 방송을 통해 ‘반박 방송’을 한 데 대해 최 군이 인헌고등학교 측을 상대로 문제 제기한 데 대해 인헌고등학교 ‘학폭위’는 지난해 12월26일 학교가 게시한 ‘대자보’와 학교 측의 교내 방송 내용들이 최 군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보고 최 군에 대해 전문상담교사에 의한 계속적인 심리상담과 조언 조치를 통해 졸업 전까지 보호조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해 최 군은 “누가 봐도 학교 측이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 ‘대자보’를 붙이고 방송을 한 것”이라며 “SNS 계정에 공익 제보 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가해자로 낙인 찍힌 것과 관련, 단지 여학생의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나를 ‘명예훼손’이라고 해서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몰아세웠는데, 이같은 논리라면 ‘그 여학생도 압박을 받았을 수 있지만 최인호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고 그렇게 할 의도도 없었으므로 최인호도 무죄’인 것 아닌가?”하고 반박했다. 이어서 최 군은 “’학폭위’가 명확한 기준에 따라서 평등하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학교 측은 자기네 식구를 감싸는 식으로 불공정하게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인호 군이 공개한 인헌고등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조치 결과 두 번째 통지서. 인헌고 측은 최인호 학생과 학교 폭력의 피해를 당했다고 하는 같은 학교 XXX 학생, 그리고 인헌고 교감의 주장을 종함할 때 인헌고 교감이 “최인호가 유튜브로 돈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최인호가 XXX 학생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최인호TV’ 캡처)

최 군은 또 인헌고등학교 교감의 발언도 문제 삼고 반론을 제기했다. 최 군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교감은 문제의 교사들을 편드는 학생들에 의해 학교폭력의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같은 학교 학생의 아버지에게 “최인호가 유튜브로 돈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최인호가 (해당 학생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인헌고등학교 ‘학폭위’는 지난해 12월26일 “최인호 학생 측의 주장, XXX 학생의 주장, 교감의 주장을 종합하면 교감이 해당되는 발언을 했는지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추가 조사를 해도 더 이상의 판단 근거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조치없음’을 결정했다.

이에 최 군은 “내가 가해자로 지목된 (동영상 업로드) 사건과 관련해서는 여학생 측이 기분이 나빴는지 어땠는지 사실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 여학생이 자기 기분이 아무리 나쁘다고 말해도 우리는 그 여학생이 얼마나 기분이 나쁘고 어떻게 기분이 나쁘고 정말로 기분이 나쁜지 아니면 기분이 나쁜 척 하는 것인지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그 사건에 관련해서는 나를 ‘명예훼손’이라고 판단해 놓고, 교감의 발언은 명확하게 해당 남학생이 내게 알려준 것인데 (학교 측은)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며 ‘내 식구 감싸기’ 식으로 ‘진짜 가해자들’을 오히려 같은 편이라고 해서 판단하기 어렵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최인호 군이 공개한 인헌고등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조치 결과 세 번째 통지서. 인헌고 측은 최인호 군 등에게 욕설을 한 같은 학교 학생 3명의 진술이 매우 상세하다며 관련 학생들의 진술만으로는 진위 판단이 어렵다고 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최인호TV’ 캡처)

같은 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여학생 3명이 김화랑 군과 최인호 군에 대해 심각한 욕설을 해 최 군 등이 학교폭력으로 신고한 데 대해 인헌고등학교 ‘학폭위’ 측은 또 “최인호-김화랑 학생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최 군과 김 군이 지목한 학생들이) 욕설을 한 사실을 부정하고 있으며 그 진술 내용이 매우 상세해 추가 조사를 통해 확보되는 증거가 있다면 조치를 결정하고 일단 판단유보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최 군은 “단지 ‘욕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이 어떻게 ‘상세한 진술’이 될 수 있느냐”며 “우리(최인호-김화랑)은 실제로 그날 어떤 욕을 어떻게 들었는지 다 말했는데, 이 진술이 상세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 군은 또 “(SNS 동영상 게재 건과 관련해) 여학생의 진술만으로 학교 측은 내게 15시간의 사회봉사 처분을 내렸는데, 이것은 또 어떻게 말이 되는가?”하고 따져 물었다.

최인호 군이 공개한 인헌고등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조치 결과 네 번째 통지서. 인헌고 측은 SNS를 통해 최 군 등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학생이 사과를 했고, 이와 관련해 형사소송이 진행중이므로,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다고 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최인호TV’ 캡처)

페이스북에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이라는 사람들이 인헌고 여자학생한테 ‘빨갱이’라며 조롱하며 인권 침해했습니다”라고 댓글을 단 어느 여학생에 대해 ‘해당 댓글을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라는 ‘학수연’ 측이 반박하자 댓글을 지우고 사과문을 게시한 일과 관련해, 학교 측은 최 군에게 “해당 건은 형사 고소 또는 고발에 의해 수사중인 사안”이라며 “관련 학생이 댓글을 지우고 사과문을 게시했으므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형사소송 결과를 참고해 조치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통지했다. 최 군은 “댓글을 삭제한다고 잘못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해당 사과문은 해당 학생이 페이스북 계정을 바로 비활성화해 확인한 바 없다”며 “해당 학생이 마치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학교 측이) 포장했다”고 주장했다. 최 군은 또 해당 학생에게 “사과문을 게시하지 말고 ‘거짓말을 해서 미안하다’고 직접 와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 군은 “이 사람들은 피해자가 뭐라고 주장하기만 하면 어떠한 합리적 의심에도 ‘2차 가해’로 몰아세워 의심조차 제기하는 것을 막고 피해자의 말만 우선하는데, 우리(김화랑 군과 최인호 군)에 대해서는 가해자로 낙인 찍고 계속해서 처벌하려고 하면서 자기네 편을 드는 학생의 경우 ‘증거’까지 있음에도 ‘소송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판단을 유보했다”며 학교 측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인헌고 사태’와 관련해 김화랑 군과 최인호 군 외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학생들은 심각한 불안 증세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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