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유승민 진정성 모르겠고, 누구랑 정치하려는지도 모르겠다"
"처음 33명이었지만 지금은 8명 밖에 없지 않나...심지어 8명도 생각 달라"

유승민 의원과 탄핵 정국 이후부터 쭉 함께 해온 정병국 의원이 최근 보수대통합 논의 과정에서 유 의원이 보이고 있는 행태에 대해 갑갑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현재 정 의원과 유 의원은 각각 새로운보수당의 인재영입위원장과 보수재건위원장 직함을 맡고 있다.

정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그리고 중도우파 진영의 단체들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출범하는 데 있어 일정 부분 역할을 맡았다. 이러한 그는 14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유 의원이 혁통위에 자기 사람인 지상욱 의원을 내세워 이해하기 어려운 어깃장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은 혁통위가 출범한지 닷새 만에 첫 회의를 열어 통합 논의에 들어간 날이다.

정 의원은 “국민들이 혁통위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었을텐데, 첫 회의부터 저러면 누구한테 욕이 가겠나. 유승민 의원한테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느닷없이 “많은 위원들이 애쓰신 건 알지만, 이 모임의 공식 명칭부터 역할·기능 등에 대해 백지상태에서 논의하는 게 옳다”고 주장하며 통합 논의의 판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자 했다. 이에 정 의원은 “혁통위를 이렇게 띄웠는데도 못하겠다고 하니 정말 답답하다”고 유 의원의 정치력이 문제임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최근 유 의원이 자신에게 “왜 논의도 없이 박형준 교수를 혁통위원장으로 앉혔느냐”며 불만을 드러내기에 “‘보수재건 3원칙’만 수용하면 아무런 조건이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던 일화도 밝혔다. 유 의원은 이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유 의원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고, 누구랑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치는 상대방이 나하고 생각이 다르더라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게끔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을 하는 것인데, 이 사람은 이래서 제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제치다보니 주변에 사람이 없게 된다”고 정곡을 찔렀다.

특히 정 의원은 “처음에 33명이 바른정당에서 유 의원과 함께 했는데, 지금은 8명밖에 없지 않나”라며 “남은 8명도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고 내부 사정을 전했다. 동시에 정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유 의원 옆에 있는 것은 우리는 동지니까”라고 말했다.

정 의원이 지근거리에서 유 의원을 지켜보며 내린 솔직한 평가는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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