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한국)상위 25대기업, 210억 달러(약 24조1800억원)의 상속세 내야 한다"

[사진=FT 홈페이지 캡처]

영국의 경제전문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한국의 고율 상속세에 대해 "한국 재벌가는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나라를 세계 최대 강국으로 성장시키며 부와 권력을 구축했으나 현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로 위기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상속세 명목 최소세율은 50%지만 회사 경영권이 있는 최대주주가 되면 '할증률'이 적용돼 65%로 올라간다. 

FT는 이날 '한국의 고율 상속세가 가족이 경영하는 대기업을 위협한다(South Korean inheritance tax threatens family business)'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상위 25대기업은 210억 달러(약 24조1800억원)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며 홈페이지 톱기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진을 걸고 "이 부회장은 막대한 상속세를 부담하게 될 한국 재벌 승계자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FT는 2018년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지분을 상속받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상속세를 낸 경영인이라고 보도했다. 구 회장과 상속인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5년 동안 9215억원을 납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 회장이 내야할 상속세는 약 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FT는 한국 정부가 재벌 기업의 부패와 기업 경영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총수 일가의 불법적인 지배 구조 변경 등과 같은 배경에 이같은 고율 상속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고율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기업을 매각하고 해외로 떠나는 이들도 나오는 실정이라고 FT는 지적했다.

한편 FT는 "재벌의 상속세가 얼마든 그들은 평생 쓰고도 돈이 남을 것이다. 내가 평생 우유를 판들 수조 원을 벌 수 있겠냐"는 경기도 광주의 한 우유배달원의 발언을 보도하며 상속세에 대한 여론도 전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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