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정치는 국회탓, 경제는 언론탓, 안보는 시간탓, 조국마저 국민탓...차라리 親文팬클럽 행사가 나을뻔"
汎여권서도 "부동산 失政 인정하고, 지나친 검찰 좌천인사 성찰했어야"...與만 "국민에 더 가까이 다가섰다" 찬사

14일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중 세번째 신년 기자회견을 두고 범(汎)야권에서는 "이번 기자회견에 없는 것은 '각본'이 아니라 '알맹이'였다" "반성은 없고 망상만 있다" "대국민 가짜뉴스 주입" 등 강력히 성토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전희경 대변인 논평을 통해 "청와대는 각본 없이 직접 기자와 문답을 주고받는 형식이라며 현장감과 사실감을 자랑처럼 내세웠으나 이번 기자회견에 없는 것은 각본이 아니라 알맹이였다"며 "여전히 국정 자화자찬에 현재 대한민국 상황에 대한 반성도, 개선의 여지도 없는 이벤트였다"고 평가절하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의회, 사법까지 전부 틀어쥔 무소불위 권력을 움켜지고 지금과 같은 폭정을 계속 자행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의 장이었다"며 "이 정권의 사법장악에 대한 지적에는 동문서답에 측근 감싸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통령은 추미애 장관을 보내 자행한 검찰학살을 개혁이라 말하는가 하면, 속보이는 작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박수갈채로 둔갑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조국 사태'에 대해서는 국민께 진정한 사죄대신 조국에 대한 마음의 빚 운운하며 국민들을 우롱했다. 조국의 고초는 마음 아프고 경악하고 있는 국민들의 분노는 우스운가"라고 반문했다.

나아가 "사법 장악, 민생 추락, 안보 파탄의 길로 접어 든 정권이 무슨 낯으로 국민 앞에 자화자찬인가"라며 "이 정권의 걷고 있는 국가 폭망의 길, 기획자는 누가 뭐라 해도 청와대 문 대통령이다. 민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대통령의 국정설명을 이제 곧이들을 국민도 아무도 없다"고 냉소를 보냈다.

같은 당 이창수 대변인도 "정치는 국회탓, 경제는 언론탓, 안보는 시간탓도 모자라 심지어 조국사태는 국민탓으로 돌렸다.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불리한 사안에는 입을 닫거나 얼버무렸다"며 "온 정신으로는 차마 끝까지 볼 수 없는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었다. '자화자찬' '현실도피' '남탓일관'이란 평가를 받았던 대통령 신년사의 복사판", "차라리 청와대 참모들 모아두고 주입식 교육을 하든가 친문 팬클럽행사를 여는 게 나을 뻔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번 기자회견으로 문 대통령의 '능력'이 입증됐다며 "아무도 보지 못하는 북한의 '대화의 의지'를 꿰뚫어 보는 혜안. 공수처법과 선거법을 날치기 통과시켜놓고 '협치'를 운운하는 담대함. 국민분열에 송구하다면서도 조국 전 장관의 고초를 생각해 이제 그만 국민들이 놓아주면 좋겠다는 인간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기자회견에서 명확해진 것이 있다면 단 한가지다. '임기 후에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대통령의 바람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라며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무능했던 대통령, 가장 귀 닫은 대통령으로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보수당도 권성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이벤트사 청와대가 기획하고 몽상가 대통령이 앵커가 된 대국민 가짜뉴스 주입이었다"며 "즉답은 피하고 대통령이 보고 싶은 것, 믿고 싶은 것만 늘어놓는 거짓 국정홍보 시간이었다"고 힐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 입장하며 참석자들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월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 입장하며 참석자들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중심 '4+1 야합'에 동참했던 바른미래당에선 김정화 대변인을 통해, '정치권이 국민의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총선을 통해 달라지길 바란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설마, 야당을 심판해 달라는 말인가? 국론절단기인 대통령 본인이 할 말은 아니다"며 "정치·경제·안보·외교를 파탄내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문 대통령. 반성은 없고, 망상만 있는 대통령의 '신념(信念) 기자회견'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정화 대변인은 "헛된 망상은 대통령의 특권이 아니다"며 "벽두부터 국민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대통령. 공정하고 평등하고 정의로운 나라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국민에게 먼저 빚을 갚아라. 그 이자가 눈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범여권에선 문 대통령을 일단 호평하고, 낮은 수위의 비판을 덧붙이는 논평이 잇따랐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교착 상태에 이른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해 낙관적 시각과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은 다행이며, 지난 조국 사태에 대해서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마땅한 태도"라면서도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명백한 실정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며, 호르무즈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대체로 균형 잡힌 시각의 무난한 기자회견이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며 "부동산 문제나 양극화, 지역 격차에 대한 절실한 사과나 대책 제시는 없었다. 지나친 검찰 좌천 인사에 대한 성찰은 없었다"고 논평했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과거 기자회견보다 비교적 진일보했으나 집권 후반기를 맞아 담대하고 신선한 국정 동력 제시에는 미흡했다"며 "국정운영을 하는데 여러 애로에 따른 협력을 구했으나 여전히 '보이지 않는 어떤 벽'에 가로막혀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고 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이재정 대변인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은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진솔하게 답변하며 국민에 더 가까이 다가섰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 검찰개혁 등 사회 개혁 완수, 국민통합, 규제혁신, 민생경제, 균형발전, 인구 대책, 정치, 외교 등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폭넓은 대화가 이뤄졌다"고 문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확실한 변화를 통해 국민의 삶을 더 따뜻하게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다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고, 이에 깊게 공감한다"며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이제 총선 승리로 국민과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여정을 완수하겠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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