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단 14명 확정 후 첫 전체회의, 이튿날(15일)도 논의 이어가기로...기구 성격은 '합의촉진 기구'로 정리돼
박형준 혁통위원장 "법적 강제력 없이 정치적합의 촉진하는 기구...자문기구냐 아니냐는 유효한 논쟁 아냐"
한국당-새보수당 100% 국민여론조사 통합공천설에는 "당에서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일, 혁통위 영향 안받아"
혁통위 대변인 격 안형환 위원 "여기서 정당 공천같은 것은 논의할 수 없는 것...통합 노력 지켜봐달라"
안철수계 김근식, '文정권 심판' 중도층 대변자 자처...安측 "金 개인 행보, 정치공학적 통합논의 참여할 생각 없어"

자유민주진영 대통합 논의를 위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14일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범우파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첫 회의를 열었다. 출범 선언 닷새만이다.

위원단 인선 작업을 마친 혁통위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소위 '통합신당'을 만들기 위한 기준 및 원칙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박형준 위원장을 비롯해 한국당 김상훈·이양수 의원, 새보수당 정운천·지상욱 의원, 송근존 전진당 통합추진위원장(변호사), 정경모 국민의소리 창당준비위원회 부위원장(변호사),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상임대표,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상덕 원자력국민연대 공동대표, 김근식 국민공감포럼 대표(경남대 교수),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위원회 대변인인 김은혜 전 MBN 앵커, 간사를 맡은 안형환 국민통합연대 사무총장(전 국회의원), 법률지원단장인 이헌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기획단장인 정인철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14명의 위원이 참여했다.

1월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단 인선 마무리 이후 첫 전체회의가 열렸다.(사진=한기호 기자)

혁통위는 이날 공개발언·비공개 회의를 통해 위원회 운영 및 혁신과 통합 방안 을 논의했다. 또 오는 15일 오전 혁통위 2차 회의를 열어 통합 세력이 추구할 가치 등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난 박형준 혁통위원장은 혁통위 기구의 성격에 관해서는 "'정치적 통합을 촉진하는 논의 기구'로 정리됐다"면서 "법적 강제력을 가지는 기구가 아니고 정치적 합의를 촉진하는 기구이다. (새보수당에서 주장하는) '자문기구'냐 아니냐는 유효한 논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상욱 새보수당 의원이 모두발언 때 "이 모임의 공식 명칭부터 그 역할과 기능, 내용 등에 대해 백지상태에서 함께 논의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었지만, 박 위원장은 "그런 부분 논의 했고, (새보수당 측에서) 혁통위 정식 구성에 대해 동의해줬다"며 "(지 의원이) 혁통위 추진 구성에 대한 내용을 보고 당에 가서 다시 한번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국당이 100% 국민여론조사로 새보수당과 통합 공천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선 "당이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일에 (혁통위가) 영향을 받을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기는 앞으로 통합이라는 전제로 통합된 세력이 무엇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는지 논의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혁통위 간사인 안형환 국민통합연대 사무총장은 "오늘은 시작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으니 의미를 두고 있다"며 "(위원회 내에서) 정당 공천 같은 것은 논의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통합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다짐을 했다. 노력할테니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위원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무모하고, 무도하고, 무지한 '3무 정권'을 심판할 강력한 정치적 도구를 원하는 국민이 너무 많아졌음을 확인했다. 자유민주공화국이 흔들리는 데 대한 국민의 걱정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도 알게 됐다"고 혁통위 출범 배경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보수는 '내 탓이오'보다는 '네 탓이오'를 외치며 서로에 대해 손가락질했다"며 "이제 자성의 자세로 혁신과 통합의 대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 자리에서 논의해서 제시할 통합신당은 과거의 낡은 모습을 털어내고 미래의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차이를 과장하거나 이익과 감정의 골에 우리를 묻어놓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다름을 인정하나 대의로 하나됨을 추구하는 구존동이의 정신으로 머리를 맞대길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정경모 국민의소리 창준위 부위원장은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국민은 보수 통합이 '도로 새누리당'이 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좌파는 '촛불 민심'을 이용해 권력을 잡았다. 그런데 보수 우파는 광화문 광장의 힘을 빌려 쓰려 하는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 심판을 원하는 중도 민심을 대변한다'는 취지로 참석한 김근식 국민공감포럼 대표는 "혹자는 '묻지마 통합'은 안 된다고 하지만, 묻지마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탄핵의 강'만 건넌다면 이제는 요구조건 전부 제쳐놓고 묻지마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의 측근 일원이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1월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묻지마 통합'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한기호 기자)

한편 김근식 대표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의 국민의당 시절부터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인물로서, 이날 범우파 통합기구에 참여해 '묻지마 통합'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안철수 전 공동대표 측은 곧바로 선 긋기에 나섰다. 안 전 공동대표 측은 입장자료를 내 "야권 통합은 세력통합이 아니라 혁신이 우선"이라며 "직간접적으로 운영되는 대화창구도 없고, 현재 통추위(혁통위)에 참여하는 인사의 활동은 개인적인 정치전망과 신념에 따른 것이지 안철수 대표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한 안 전 공동대표가 "국가혁신을 위한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하다"면서 "정치공학적인 통합 논의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발언했다고도 전해왔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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