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예상 넘어 아카데미 6개 부문 최종 후보작으로 지명...101년 한국영화사에 새 역사
지난해 이창동 '버닝', 국제영화상 예비 후보로 그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오스카)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101년의 한국영화사에 새 역사를 썼다. 한국영화가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최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3일 오전(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를 발표했다. '기생충'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국제영화상은 물론이고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 등에까지 최종 후보로 지명된 것이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지난해 국제영화상 예비후보에 오른 적 있을 뿐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은 '기생충'이 최초 기록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기생충’이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된 데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다. 많은 매체와 평론가들은 앞서 '기생충'이 최소 4개 부문 이상 후보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이를 상회하는 6개 부문 최종 후보로 발표되면서 ‘기생충’은 전세계 영화계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생충'은 지난 5일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및 드라마 사상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었다. 이제는 아카데미상 수상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골든글로브 수상에 이어 유럽과 북미 최고 권위의 국제 영화상 모두를 휩쓰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전세계 영화사를 놓고 보더라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사례는 델버트 만(Delbert Mann) 감독의 1955년작 ‘마티(Marty)’ 뿐이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달 9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옛 코닥극장)에서 열린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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