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독주, 문재인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할 수단은 점점 사라져
4.15 총선서 여권이 승리한다면 본격적인 좌파 포퓰리즘이 날개 달 것
결국 처절한 비용을 치루면서 배울 수 밖에...다른 대안이 무엇이 있겠는가

공병호 객원 칼럼니스트
공병호 객원 칼럼니스트

야당은 아무 것도 막지 못했다. 반면에 여당은 “우리가 모두 다 이루었다”는 환호성을 지를 정도의 결과를 얻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수처 설치법안, 그리고 검경수사권 조정 등 모든 것을 얻었다. 1월 13일, 처절한 야당의 실패이자 국민의 실패로 패스트트랙 정국이 끝을 맺었다.

이제 여당의 독주를, 문 대통령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없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법원, 헌법재판소에 이어서 검찰은 철저하게 무력화 되고 있다. 고위 검찰 간부 인사 물갈이, 검찰총장의 독자적인 수사단 구성 불가, 법무부장관의 인사권 장악과 검찰청법 제34조 무력화, 검찰 직제 개편안 등이 잇따르고 있다. 마지막 방점은 이제까지 살아있는 권력을 대상으로 수사에 심혈을 쏟았던 중간 간부와 실무 수사진의 완전한 물갈이일 것이다.

체제는 공기와 같은 것

국민들이 가운데 일부는 “그런 것들이 내가 먹고 사는 문제와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라고 되물을 수 있다. 사람은 본래 눈 앞의 이익에 골몰하고 다가오는 폐해나 위기는 좀처럼 눈치를 채지 못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범 여권의 단결력이나 대통령의 독주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가? 그것은 자기가 구상하는대로 방해를 받지 않고 마음대로 하는 것을 뜻한다. 문 대통령이 믿고 행동하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국가주의다. 요람부터 무덤까지 국가가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구석구석 국가가 개입하고 간섭해서 환상적인 나라를 만들어 내겠다는 굳센 믿음이다.

그런 믿음이 20세기에 얼마나 철저하게 실패하였는지 집권세력들도 알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에게 안중에도 없다. 그들의 생각은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장기집권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신들이 자원 배분 권한을 쥐고 있어야 한다는 그런 불순한 믿음에서부터 국가주의가 나오게 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모든 정책들은 오로지 하나에 모아진다. “어떻게 하면 표를 얻을 수 있을까?” 결국 포퓰리즘과 국가주의는 환상의 콤비를 이루게 된다.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선택

문제는 이런 시도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잊어버리는 불변의 사실은 이 나라가 무역국가라는 사실이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쌓아놓고 여유를 부리면서 살아가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달 한달 물건을 다른 나라에서 팔아서 그것에서부터 벌어들인 외화를 갖고 다른 것을 수입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숙명을 갖고 있다. 그러니 더 부지런해야 하고, 더 민첩해야 하고, 더 잘 만들어야 하고, 더 궁리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런 것들을 잊어버리는 순간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는 국가라는 사실을 집권세력은 잘 모르고 있다고 본다.

처절하게 돈을 벌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화수분처럼 버튼을 누르면 돈이 나오는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데 더 한 것은 이제 연동형 비례대표제나 공수처 그리고 공룡경찰의 등장으로 인해서 좌파포퓰리즘 정권이 탄생하기에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는 점이다. 4.15총선에서 여권이 기대하는 것처럼 그들이 승리를 거둔다면 이 땅에는 본격적인 좌파포퓰리즘이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오래 오래 지속될 것으로 착각들 하지만 결코 그런 체제가 오래갈 수가 없다. 그리스나 이탈리아나 스페인처럼 뒤를 봐 주는 나라도 없는데, 펑펑 돈을 뿌리면서 무슨 재주로 계속할 수 있겠는가.

좌파포퓰리즘의 약진

나는 국가주의나 좌파연합이나 좌파포퓰리즘이나 어떤 용어로 부르든 간에 결국 얼마가지 못해서 한국은 처절한 경제위기 상황을 맞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60조원, 70조원의 국채를 발행해서 미래 소득을 끌어다가 삽질을 해 대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양반들이 돈이 피와 같다는 사실을 아는가, 모르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사람들은 결국 처절한 비용을 치루면서 배울 수 밖에 없다. 한국이란 나라가 짧은 시간 안에 부상(浮上)과 몰락을 모두 경험한 그런 국가가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세계사의 흐름을 역행하는 나라, 이론을 무시하는 나라, 전문가를 경멸하는 나라, 자기 분수를 잊어바린 나라, 자기 정체성을 망각한 나라가 되기로 작정한다면 달리 다른 대안이 무엇이 있겠는가!

1월 13일, “우리가 모두 다 이루었다”라고 외치는 여당 의원들의 환호를 목격하면서 다가오는 미래가 선연히 머리에 그려지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그래도 남은 희망은 4.15 총선에서 국민들이 잘못된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 선택 그리고 여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선택이 있기를 바란다. 그런 저런 노력들이 무위로 끝나면, 대한민국이 가는 길은 너무나 예상가능하다.

공병호 객원 칼럼니스트 (공병호TV·공병호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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