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집값! 미친 분양가!"라며 김현미・이용섭 등 규탄...광주시・선관위 등 제재조치 검토 中
광주지역 출마한다는 현수막 게시자 "표창원 주도로 박 전 대통령 풍자 나체 사진을 전시한 것은 괜찮고 왜 나는 안되는 것이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김현미 장관의 '더러운 잠' 합성 그림 관련 게시물.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김현미 장관의 '더러운 잠' 합성 그림 관련 게시물.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광주 도심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용섭 광주시장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붙어 광주시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13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전날(12일) 오후 1시경 광주 서구 풍암동 호수공원 인근에 있는 5층짜리 건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했다던 나체 그림인 ‘더러운 잠’에 박 전 대통령 대신 김 장관과 이 시장을 합성해 넣은 현수막 2장이 걸렸다. 그림 주변의 글귀에는 ‘미친 집값! 미친 분양가!’ ‘인간쓰레기들’ ‘김현미 너도 장관이라고! 더불어 미친’ 등 규탄성 문구가 적혔다.

광주시와 서구는 해당 현수막이 예비후보 선거 홍보물이라기보다 원색적인 불법 광고물이라 보고 당일(12일) 오후 3시경 철거했다. 선관위도 이번 총선에는 불출마하는 김 장관, 이 시장 두 사람을 풍자한 해당 현수막에 대해 선거법 위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수막은 4·15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해당 건물을 선거사무소로 사용하는 A씨(41)가 내건 것으로, 직업을 ‘일용직’이라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수막이 탈착됐다는 소식에 A씨는 “예비후보는 선거사무소 건물 외벽에 홍보물을 마음대로 부착할 수 있다. 상식적이지 않은 집값과 분양가를 표현한 정당한 홍보물”이라며 “표창원 의원 주도로 박 전 대통령 풍자 나체 사진을 전시한 것은 괜찮고, 왜 나는 안되는 것이냐. 아무런 권고도 없이 현수막을 철거한 행정기관의 조치가 혼란스럽다”고 했다. 

광주시와 서구는 현수막 탈착 등 행정조치에 그치지도 않는다. 광주시는 이 시장의 얼굴이 합성됐다는 점을 문제삼아 A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고발을, 서구는 해당 풍자 현수막이 불법이라며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한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지난 2017년 1월2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모욕한 그림 '더러운 잠' 등이 출품된 국회 의원회관 내 전시회 '곧 BYE! 전(展)'을 홍보하려고 올린 트위터 글 캡처.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지난 2017년 1월2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모욕한 그림 '더러운 잠' 등이 출품된 국회 의원회관 내 전시회 '곧 BYE! 전(展)'을 홍보하려고 올린 트위터 글 캡처.

다만 광주 시민들은 A씨 주장에 일견 동조하는 모양새다. ‘제3의 길’ 필진이자 광주 출신 지식인으로 알려진 나연준 씨는 이날 “똑같은 그림에 누구 얼굴을 합성하느냐에 따라 한 쪽은 표현의 자유고 다른 쪽은 외설이자 명예훼손인 나라”라며 “둘 다 총선 안 나가는데 뭔 놈의 선거법? 개인적으로 아주 시원한 퍼포먼스”라고 광주시 등의 조치를 문제삼았다. 나 씨는 “자칭 민중화가라는 홍성담인지 뭔지의 그림(해당 현수막 원본인 ‘더러운 잠’)이나 먼저 보고 왔으면 한다. 아주 끄떡하면 여자 생식기, 항문 그려놓고 풍자라 이름붙이고 낄낄거렸지 않느냐”라고도 덧붙였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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