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릉신도시 발표 이후 지역구 일산 여론 악화되자 불출마 선언한 '3선 여당 의원' 김현미 장관 발언 논란
김현미, 신년회 및 송별회 행사 후 한 시민이 항의하자 "그동안 동네 물이 나빠졌네"..."저리 가"라는 등 반말도 했다는 전언
현장에 있던 한 시민 "김 장관은 동영상 촬영 전에도 '동네 물 나빠졌네'라는 말을 이미 한차례 해...말버릇이 원래 이렇구나 생각"
일산 서구 지역 한 공인중개사 "김 장관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일산 아파트값 하락이 누구 책임인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3선 국회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고양시정 신년회 및 국회의원 김현미 송별회' 자리에서 지역 주민들을 향해 "그동안 동네 물이 나빠졌네"라고 막말을 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13일 펜엔드마이크 취재 결과 김현미 장관은 12일 일산서구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신년회 및 송별회 행사에 참석해 창릉신도시 철회 등을 요구하는 일산연합회, 탄현비상대책위원회 등 지역민들과 마찰을 빚었다.

김 장관은 이날 송별사를 통해 "지역구에 가면 4선, 5선을 할 자신감이 있었지만 차기 국토부 장관이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뒤 1년 넘게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킬 사람이 누군가라는 고민을 하다 현 정부가 성공해 민주 정부가 계속 들어서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 판단했다"고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김 장관은 지난 3일 불출마를 선언하며 눈물을 보인데 이어 이날 역시 자신의 정치 인생을 설명하던 중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삼켰다.

김 장관은 행사 후 지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던 도중 옆에서 지켜보던 한 시민이 "(김 장관 때문에) 일산이 다 망가졌다"고 항의하자 "그동안 동네 물이 나빠졌네"라고 말했다. 앞서 송별사에서 눈물을 삼키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김 장관의 말을 들은 시민은 "그렇죠?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죠? 인상 무서우시네요. 김 의원님 정말 너무하신다"라고 외쳤다.

현장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봤다는 한 시민은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동영상 촬영을 시작하기 전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김 장관은 (동영상을 촬영한) 남성분이 지지자인 것처럼 '안녕하세요' 반갑게 인사한 후 '일산 다 망가졌다'고 말하자 촬영하기 전부터 이미 '동네 물이 나빠졌다'라는 막말을 한차례 했다"며 "남성분이 계속 가까이 다가가자 김 장관은 '저리가'라고 반말을 했고, 옆에 있던 지지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남성분을 밀치기도 했다. 이 여자(김 장관) 말버릇이 원래 이렇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김 장관이 일산 서구에서 국회의원을 3번이나 하면서 지역 주민들을 이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다"고 했다.

펜앤드마이크는 13일 고양 일산 서구 일대 부동산들을 취재하며 김 장관이 막말을 한 사실을 알고 있냐고 질문했지만, 대다수 공인중개사들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기자가 해당 사실을 알려주자 하나같이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인중개사는 "김 장관이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다른 수도권 지역 아파트값 다 오를 때 일산만 하락한 게 누구 때문인가? 지역 주민들한테 진정 어린 사과는커녕 이런 막말을 하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김 장관은 문재인 정권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현재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 폭등의 '주범' 중 한 명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해 5월 7일 주택시장을 안정시킨다며 고양 창릉신도시 등 5곳을 3기 신도시로 지정했다. 당시 고양 지역 아파트값은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선정 후 계속 하락하는 추세였다. 김 장관이 지역구 주민들에게 비수를 꽂은 순간이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고양 시민들은 창릉신도시 발표 이후 매주 김 장관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이어갔고, 김 장관은 결국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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