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일 워싱턴 협상 앞두고 '5억 달러' 언급

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의 미군 주둔 비용을 비교하며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지만 이들 부유한 나라는 그에 대해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14∼15일에 열리는 제11차 SMA(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6번째 회의를 이틀 앞두고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동 지역 추가 파병 문제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병력을) 더 보내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그에 대해 지불하고 있다"면서 한국을 겨냥해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지만 이들 부유한 나라는 그에 대해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사우디아라비아)은 이미 은행에 10억 달러를 예치해놨다"고 말하면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한국을 겨냥해 "당신들을 북한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해 한국에 3만2000명의 병사를 주둔시키고 있다"며 "당신들은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주한미군 규모는 2만8500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들은 우리에게 5억 달러를 줬다"고 거듭 주장하며 "더 많이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부유한 나라"라며 "그들은 여러분의 텔레비전 세트 모두를 만든다. 그들은 그것을 우리한테서 뺏어가 버렸다. 그들은 선박을 건설한다. 그들은 많은 것들을 건설해왔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미국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니 한국은 '부유한 나라'이며, 방위비 인상은 당연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가 분담금에 대해 합의한 지 이틀 만인 지난해 2월 12일 각료회의에서 "그들은 5억 달러를 더 내기로 동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한국이 지난해 2월 제10차 SMA 협상에서 합의한 액수(1조389억원)와 차이가 있어 당시 논란이 일었다.

한미간 11차 SMA 협상은 오는 14~15일 이틀 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다. 유효기간이 1년인 SMA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한국을 상대로 압박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일단 양국은 지난해 12월 17∼18일 열린 5차 회의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을 상대로 꾸준히 방위비 인상을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이번 11차 SMA 협상서 한국 정부가 어떤 합의를 이끌어 낼 지 주목된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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