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 좌파성향 단체 조합원 500여명 모였지만 인근 "문재인 탄핵" 요구하는 시민들이 둘러싸
문재인 정부가 저지른 검찰 대학살 옹호하며 윤석열 사퇴 등 요구...정부 미화・검찰 규탄 영상도 상영
좌파성향 단체 집회 주변 "문재인 탄핵" 외치는 시민집회 열리기도...별도 충돌은 없어

광화문광장 앞에 모인 좌파 단체 회원들. 이들이 모인 후방에 '탄핵무효'라는 깃발을 흔들고 있는 시민도 포착됐다. (사진 = 유튜브채널 케이에스티비[KSTV] 캡처)
광화문광장 앞에 모인 좌파 단체 회원들. 이들이 모인 곳 후방에 '탄핵무효'라는 깃발을 흔들고 있는 시민도 포착됐다. (사진 = 유튜브채널 케이에스티비[KSTV] 캡처)

강성 좌파성향 단체의 소위 ‘광화문탈환 촛불문화제’가 문재인 퇴진 시민집회 이후 열렸다. 이번 집회에선 “윤석열 당장 사퇴” “정치검찰 척결” 등 문재인 정부의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을 압박하는 구호와 “황교안 구속” “자한당 해체” 등 북한 주장을 그대로 옮긴 듯한 구호가 전면에 나왔다.

‘광화문촛불연대’는 11일 오후 5시30분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소위 ‘2020 광화문탈환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현장에는 강성 좌파성향 단체 30여개 회원과 일반 시민 500여명이 모여 검찰과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는 연설과 공연 등을 열었다. 행사 이후에는 종로 주요 거리(안국역 사거리, 종각 사거리, 세종대로 사거리 등)의 행진도 이어졌다.

이날 좌파 단체들이 내세운 것은 ‘윤석열 당장 사퇴’다. 한 연사는 “검찰이 수구 적폐세력과 결탁해 적페들을 청산하려고 하는 문재인 정권의 힘을 빼고 있다”며 “윤석열이 사퇴해야 한다. 검찰 다음은 기레기 언론 청소”라고 했다. 또 다른 연사는 “국민들이 나서 추다르크의 정치검찰 청산에 힘을 실어줘야한다”고 했다. 주변에 있던 좌파 단체 조직원들은 “조국 수호” “정경심 석방” “검찰개혁” “윤석열 사퇴” 등을 연호했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벌인 검찰 인사 대학살을 옹호하면서 직접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까지 압박하고 나선 셈이다. 문재인 정부를 미화하는 영상이나 검찰을 규탄하는 노래 제창도 이어졌다.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관련 노래를 만들어 합창하고 있는 좌파 성향 단체 집회 모습. (사진 = 유튜브채널 케이에스티비[KSTV] 캡처)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관련 노래를 만들어 합창하고 있는 좌파 성향 단체 집회 모습. (사진 = 유튜브채널 케이에스티비[KSTV] 캡처)

사전에 제작된 듯한 손피켓과 어깨띠 등엔 ‘21세기 조선의열단’ ‘윤석열 당장 사퇴! 정치검찰 척결!’ 등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들 좌파성향 단체들은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 법안 통과 전후로 ‘독재’ 논란이 불거진 문재인 정부를 옹호하는 일을 ’독립운동’에 비유하고 있다. 이들의 집회에 ‘토착왜구 박멸’ 구호가 단골로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 일본과의 협정 등을 무시하는 등으로 자초한 외교분쟁 등이 ‘잘하는 일’이라 주장하며 반일운동, 불매운동을 조장해온 단체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 친북(親北) 단체들도 이날 집회에 다수 참여했다.

다만 좌파성향 단체의 집회는 주변 시민집회에 묻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이날 오전부터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를 연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시민들이 청와대 방면 행진을 마친 뒤 일부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와 그대로 좌파성향 단체 집회에 맞서 맞불집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검찰개혁, 토착왜구당 해체” 구호를 외칠 때마다 주변 시민집회에서 “문재인 탄핵” 등 구호가 흘러나왔다. 인근에는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대기했지만 별도 충돌 사태는 벌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주 토요일 같은 시간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시민집회와 달리, 좌파성향 단체들의 집회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등에서 간헐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연합집회에서 ‘광화문탈환’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이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들에게 빼앗긴 광화문광장을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홍위병 노릇을 하고 있는 자신들이 탈환하겠다던 것이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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