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은, 지난해 9월 전후 서초동 대깨문 집회 거론하며 "민심이 천심" 등 운운...사실상 親민주당 인사
한국당, 지난 9일 희망공약개발단 출범...단장에 김재원・성동규・배승희 등 선임
나다은, 여성일보 편집국장 이력...홈페이지 인기기사에는 김홍걸 인터뷰한 "백색국가 제외, 일본이 가해자!" 올라
한국당 인사검증, 앞서도 논란...지난해 11월 1차 인재영입 당시 다수 인사들에 비판 쏟아져
강규형 "나다은 과거 행적 사실이라면 영입 당료에도 반드시 징계 뒤따라야...심각한 문제"
나다은, 논란 뒤 입장문 내고 "여성이라면 누구나 검찰개혁 지지...조국 수호는 아니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좌)와 여성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 지난 9일 자유한국당 '국민과 함께하는 2020 희망개발공약단' 위원이 된 나다은 씨(우). (사진 = 나다은 씨 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좌)와 여성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 지난 9일 자유한국당 '국민과 함께하는 2020 희망개발공약단' 위원이 된 나다은 씨(우). (사진 = 나다은 씨 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처)

자유한국당이 총선 승리를 위해 만들었다는 ‘국민과 함께하는 2020 희망공약개발단’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비판해온 사실상의 친(親) 민주당 인사 나다은 씨가 위원으로 위촉돼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펜앤드마이크 취재에 따르면, 나 씨의 네이버 블로그인 ‘나다은tv’에는 본인 사진과 함께 그가 지난해 9월 28일 올린 글이 확인됐다. ‘검찰개혁 200백만 민심이 천심이다’라는 이 글에는 “눈물이 나네요. 국민은 100년 전 독립운동가들의 영들과 하나 되어 싸우고 있습니다. 부패한 검찰로 내 나라가 썩어가는 것을 방어하고 지키기 위함입니다. 민심이 천심이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9일 희망공약개발단을 출범시키며 나 씨를 위원으로 위촉했다. 희망공약개발단의 총괄단장은 김재원 정책위의장이며, 성동규 여의도연구원장과 배승희 변호사가 각각 공동단장과 ‘2030공감플러스’ 단장으로 선임됐다. 중앙당 민생정책 공약개발단장은 김상훈·정태옥·김종석 정책위 부의장과 홍철호 의원이 맡았다. 한국당 측은 “17개 시·도당 위원장이 지역공약단장으로 역할하며 지역 맞춤형 공약 발굴에 나설 계획”이라고 알렸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당 2020 총선 국민승리 공약개발단 출범식에서 황교안 대표와 공약개발단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당 2020 총선 국민승리 공약개발단 출범식에서 황교안 대표와 공약개발단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친 민주당 성향 인사로 검찰의 조국 일가 수사는 비판하며 민주당 식의 검찰개혁을 외쳐온 나 씨가 위원으로 위촉된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고 있다. 나 씨는 지난해 9월 전후로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대깨문(대가리 깨져도 문재인 지지)들의 서초동 집회를 응원해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조 전 장관 사퇴 이후에도 블로그에 “검찰개혁은 어디로? 누가하나? 차기 법무부 장관은? 조국 장관님 고생하셨습니다’라고 했다. 

나 씨가 한국당 이념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예상된다. 나 씨가 편집국장으로 있던 여성일보는 ‘선진 여성사회를 리드한다’는 슬로건을 정문에 내걸고 있는데, 11일 오전을 기준으로 홈페이지 내 ‘많이 본 뉴스’ 7위에는 “백색국가 제외, 일본이 가해자! 우리도 치밀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있다. 나 씨 본인이 작성한 기사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김홍걸 씨를 인터뷰한 기사다. 그런데 나 씨는 3개월 뒤 한국당 희망공약단원으로 위촉된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희망공약개발단 위원으로 위촉받았습니다. 21대 총선에 좋은 공약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한국당의 ‘인사검증’ 논란은 지난해 11월 1차 인재영입 당시에도 제기됐던 바 있다. 1차 인재영입 당시 ‘청년 몫’을 할당받았던 장수영 정원에스와이 대표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옹호성 SNS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고,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엔 ‘신보라 비서 남편’ ‘주사파’ 등 의혹으로 한국당이 표방하는 이념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1차 영입인사에 ‘여성 몫’ 인사로 알려진 양금희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회장도 과거 회장 취임사에서 정의당 등 좌파 성향 정당에서 주장하는 ‘임명직에서의 남녀 동수 공천’ 등을 주장했던 인사였다.

나 씨가 지난 10월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
나 씨가 지난 10월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

정치권 일각에서는 나 씨가 속했던 여성일보와 관련해 한국당과 모종의 ‘커넥션’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공약개발단의 인재영입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강규형 명지대 교수는 “나 씨의 과거 행적이 사실이라면 이를 영입한 당료들에 대한 징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할 정도의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나 씨는 11일 펜앤드마이크 보도 뒤 자신의 블로그에 입장문을 내고 "그 누구라도 여성이라면 검찰개혁을 지지했다. 그러나 단언코 검찰개혁이 조국수호는 아니었으며 단지 서초동에 간 시민들을 응원하고 지지했을 뿐"이라며 "나는 양당 모두 경험해봤고 경제평화통일을 원하지만 현정권의 퍼주기식 정책은 절대적 반대를 표명하는 바"라고 했다. 이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위촉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억측이 나돌아 논란이 있는 바 향후 거취는 당 결정에 따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종형 김진기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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