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떠나는 이낙연, 추미애 법무장관 발언 받아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강력 시사
추미애, 9일 오전 윤석열 겨냥해 "검찰 인사 의견 내라는 지시했는데 관례도 없는 요구했다"며 문제삼아
이낙연 "공직자의 자세로서 유감스럽다"며 항명 판단...추미애에 유선보고 받은 뒤 '관련 조치 취할 것' 지시
문재인 정부, 8일 '윤석열 수족 쳐내기' 검찰 인사 강행...검찰 요직에 親정권 성향 호남 출신 인사 무더기로 앉혀
"수족 쳐내기 이어 윤석열 본인 잘라내는 것" 주장도...수사 담당부서 폐지 관측까지 나오지만 '사표는 없을 것'
검사 출신 김용남 "이낙연 발언, 총선서 종로 출마하는 민주당 예비후보 발언...지시불응 조치는 말도 안 돼"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윤석열 검찰총장,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 = 연합뉴스 등)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윤석열 검찰총장,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 = 연합뉴스 등)

문재인 정권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지휘해온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참모들을 대부분 좌천시키는 '대학살 인사'를 강행한데 이어 윤 검찰총장 본인에 대한 ‘쳐내기’ 작업에도 사실상 착수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인사의견 제출 요구’에 불응했다는 추 장관의 주장과 관련해 “공직자의 자세로서 유감스럽다”며 사실상의 항명으로 판단, 윤 총장에 대한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을 추 장관에게 지시했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이날 추 장관으로부터 유선보고를 받은 뒤 “대응을 검토해 실행할 것”을 지시했다.

앞서 추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 인사를 독단적으로 했다’는 지적에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 30분가량 시간을 줬다. 전날에도 의견을 내라고 했다”며 “이 외에도 (윤 총장과) 한 시간 이상 통화를 하며 (검찰 인사 관련) 의견을 내라고 요청했다. 인사위원회 이후에도 얼마든지 의견 개진이 가능하다고 안내했고,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무려 6시간을 기다려 줬다”며 윤 총장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추 장관은 또 “집무실에서 대면해 윤 총장께 (인사안을) 보여드리고 의견을 구하고자 했다.그런데 검찰총장은 ‘제3의 장소로 구체적인 인사 계획안을 가지고 오라’면서 관례에도 없는 요구를 했다”고도 몰아갔다.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의 전날(8일) 검찰에 대한 ‘칼질 인사’가 직권남용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각종 비리의혹이 제기돼 수사에 나선 검찰 수뇌부를 교체하는 것은 명백한 수사 방해이며 보복인사라는 것이다. 실제로 법무부는 윤 총장의 핵심 ‘수족’ 인사들을 모두 잘라내고 친(親)정권 성향의 호남출신 검사들을 무더기로 앉혔다. 특히 검찰 핵심 인사인 전라북도 무주군 출신인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58・사법연수원 23기)의 경우 노무현 정부 시절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 근무하며 친분을 쌓은 인사로 알려졌다.

‘윤석열 수족 쳐내기’에 이어 윤 총장 본인까지 잘라내는 것이란 주장도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수사팀 중간 간부들에 대한 교체가 유력하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 책임자던 한동훈 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이 모두 전보조치되면서, 수사를 담당하는 부서를 없애는 조직 개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윤 총장을 비롯한 수사팀은 과거에도 정권과 갈등을 빚은 적이 있어, 자진해 사표를 내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아무리 인사가 깡패라지만, 검사장급 인사로 문재인 정권은 반민주 파쇼 독재정권임을 입증했다”며 “정권 실세들의 권력형 비리를 수사한다는 이유로 6개월도 안 돼 수사팀을 공중분해시키는 인사를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펜앤뉴스에 출연해 특검을 주장한 검사 출신 김용남 전 자유한국당 의원도 출연 이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본인을 지시불응 등으로 징계해 잘라내겠다는 그런 의도가 엿보인다. 하지만 이 총리의 발언은 그야말로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하는 민주당 예비후보의 발언”이라며 “기본적으로 검찰 인사에 대해 총장을 법무부 오라가라하는 것도 말도 안 되고, 여기에 지시 불응이라며 조치하라는 총리 발언은 더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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