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北,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관련 생산시설-기술 제공했을 것”

이란 단거리 탄도미사일 파테-110 시험발사[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란 단거리 탄도미사일 파테-110 시험발사[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9일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한 이란의 탄도미사일은 북한과의 거래의 결과라고 보도했다.

VOA는 “이라크 내 미 공군 기지에 8일 15발의 미사일 공격을 가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전력에는 북한의 기술과 장비가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란은 사거리 1,700km인 EMAD 중거리 미사일과 고체연료 기반의 사거리 290km M-11 배리언트(Variant) 단거리 미사일 등 다양한 제원의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있다. 또한 이란은 북한이 2005년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사거리 2,500km의 노동 B형 중거리 탄도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

VOA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역량이 이처럼 위협적일 수 있었던 것은 북한이 단순히 미사일을 판매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장기간에 걸쳐 관련 기술을 이전한 것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북한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란에 스커드 미사일을 제공했다. 이후 북한과 이란은 탄도미사일 기술에 관한 상호 협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 정보당국은 “이란에 대한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과 부품 수출이 이란의 군사력을 질적으로 향상시켰다”며 “이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자국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자체 개발 목표 달성에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의 탄도미사일 기술 협력은 최근까지도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1월에 공개한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란, 시리아 등 다른 나라들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돕는 과정에서 추가로 미사일 기술 판매를 시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휴 그리피스 조정관도 지난해 3월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비확산소위원회 청문회 증언에서 북한과 이란의 탄도미사일 협력 정황을 전했다.

그리피스 조정관의 증언에 따르면 탄도미사일 등 북한의 무기 거래를 담당하는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관계자들은 이란 테헤란 주재 북한대사관에 상주했다.

앞서 미 국방장관이 2012년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는 북한을 이란에 대한 핵심 미사일 판매국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또한 미 국방부가 2010년 발표한 ‘탄도미사일 방어계획 검토보고서’는 전 세계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북한-이란 간 협력 현황에 가장 많은 양을 할애했다고 VOA는 지적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북한과 이란은 오랫동안 거래관계를 이어왔다”며 “이란은 돈이 있고, 북한은 그 돈이 필요했으며 이 때문에 북한은 보유하고 있는 군사기술과 장비를 이란에 팔아 외화를 벌어왔다”고 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국방부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이란의 이번 미군 기지 공격에 과거 북한이 이란에 팔았던 수백 기의 스커드 미사일 중 일부가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관련 생산 시설과 기술도 제공했을 것”이라며 “북한과 이란 간 미사일 협력은 일종의 ‘불량 야합(Rogue Cartel)’”이라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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