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원회관서 한국당 2020년 영입인재 환영식...황교안 "용기와 인권" 영입코드 밝혀

자유한국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연두교서(새해 국정연설)에서 화제가 됐던 '목발 투혼'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 나우(NAUH) 대표(39)와 '체육계 미투 1호' 전 테니스 선수 김은희씨(29·여)를 8일 4.15 총선 인재로 영입했다. 이번 인재영입의 코드로는 '용기와 인권'이 대두됐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20년 영입인사 환영식을 열어 지성호 대표와 김은희씨를 소개했다. 염동열 당 인재영입위원장은 "국민의 이름으로 오늘 모시는 두 분은 국민 속에 숨은 영웅들이고, 아픔을 몸소 체험한 분들이다. 고난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온 장한 분들"이라며 "용기 낸 분들이고 자유를 찾은 분들이다. 그래서 모든 국민에게 희망을 줄걸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1월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년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황교안 당대표(가운데)와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 나우(NAUH) 대표(왼쪽),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 전 테니스 선수(오른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월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년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황교안 당대표(가운데)와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 나우(NAUH) 대표(왼쪽),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 전 테니스 선수(오른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 대표는 지난 2006년 6개월간의 죽음의 길을 뚫고 대한민국에 건너온 탈북민이다. 북한에서 꽃제비(먹을 것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아이들)로 생활하다 열차에 치여 왼쪽 팔과 왼쪽 다리를 잃은 채로, 목발을 짚고 탈북에 성공했다.

2018년 1월 미국 의회 국정연설에서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부각하며 지 대표를 소개했고, 그는 목발을 들어 보이며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항거 의지를 천명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씨는 현재 북한 인권 단체 '나우'를 운영하고 있다.

테니스 선수 출신인 김은희씨는 2018년 한 방송에서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힌 '체육계 미투 1호'로 꼽힌다. 김씨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성폭행한 코치를 2016년 고소했다. 김은희씨의 사례를 계기로 여성 체육인들이 단체 성명을 내는 등 스포츠계 폭력·성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현재 경기도 일산에서 테니스 코치로 활동 중이다.

영입 행사에서 지 대표는 "저는 고향이 함경북도 회령시인 대한민국 국민 지성호"라고 소개하며 "(탈북 이후) 스스로에게 한 약속들이 있다. 첫번째는 탈북자인 걸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저 자신에게 약속했고, 두번째로는 중증장애인인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세번째로는 수급자에서 벗어나 납세의무를 다 하며 살 것을 약속했고, 네번째로는 고향사람들로부터 파견된 대사같은 마음으로 그들의 몫까지 최선을 다해 살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지 대표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고민들이 있었다. 저를 아껴주는 많은 사랑하는 분들도 응원하실 것"이라면서도, 한국당에 "솔직히 말하면, 한국당이 인권문제에 대해 일을 제대로 못한 건 사실"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인권개선을 모두가 함께 나갈때 사회가 더욱 성숙해짐을 믿으며 함께 일할 것을 결심했다. 탈북 모자 아사 사건을 보며 매우 슬펐다. 두명의 강제북송 사건 보며 인권활동가인 나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도 한다"며 "내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해왔지만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에 서 보니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 당당하게 성장한 아들 모습 보면 참으로 기뻐했을텐데, 저희 아버지는 보위부에 체포돼 고문으로 돌아가셨다. 장례도 치르지 못한 불효자이다. 그떄부터 눈물이 헤픈 남자가 됐는지 모르겠다"며 "한국당과 함께 머리로만 일하는게 아닌 가슴으로 일하는 사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희씨는 "전 스포츠인이다. 여성과 아동의 웃음 지켜주고 싶은 테니스 코치 김은희"라고 소개한 뒤 "전 지금으로부터 약 18년 전 만 11세 나이에 당시 초등학교 코치로부터 상습적 아동성폭력 피해를 당했다. 2016년 7월말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 준 가해자와 싸우기로 결심했을 때, 사회적으로 이슈된 몇건의 사건은 용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당 영입을 제안한 인물은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이었다고 그는 밝혔다. 김씨는 "한국당이라면 인상부터 쓰던 제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그러나 인권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당의 색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가 인권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중요시한 건 '의지'였다. 그래서 많은 대화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인권문제 해결에 대한 한국당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포츠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엘리트 스포츠선수들의 인권을 위해서라도, 어떠한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의 색과 상관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황교안 당대표는 "오늘 영입한 두분의 공통점은 용기다. 그리고 인권이라 말할 수 있다. 남들이 소홀히 생각할 수 있는 두 화두에 대한 두분의 용기를 높게 평가한다"며 "두분들이 뜻했던 것들을 당에 들어와 당과 함께 뜻 이룰 수 있도록 한국당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게 아니라 반드시 사회 변화를 이끄는 책임있는 모습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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