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채권 글로벌 비중, 30%에서 4개월 만에 20%로 떨어져
스웨덴 중앙은행, 마이너스 금리 정책 부작용으로 기준금리 0% 복귀

사진: 연합뉴스 제공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 채권 비중이 급격히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줄고,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한 국가들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일각에선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했던 스웨덴, 독일 등에서 당초 의도했던 투자·소비의 회복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부동산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등의 부작용만 속출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전 세계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시가총액 규모는 11조3000억달러로 전체 투자등급 이상 채권(블룸버그 바클레이즈 글로벌 채권지수 기준 56조9000억달러)의 19.8%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8월 말 29.8%(16조8000억달러)의 비중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4개월 만에 10%가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채권 금리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인해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일본과 독일등의 10년 만기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채권 가격은 상승하고, 금리는 하락했던 것이다. 대표적으로 국내에서 파생결합펀드(DLF)의 원금 손실 사태를 불러일으켰던 독일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는 지난해 1월 0.13%에서 8월 -0.6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줄고,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가 지난달 18∼1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0.25%에서 0%로 인상하는 등의 배경 속에서 마이너스 채권 금리는 최근 몇 달새 급격히 상승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는 지난해 12월 -0.1% 수준까지 반등했으며,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플러스로 전환했다. 릭스방크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7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최초로 도입하면서 2014년 6월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의 시발점 역할을 했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릭스방크의 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부작용을 꼽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전환할 것이란 인식에 따른 금리 상승 효과도 있지만,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부작용으로 대출·투자·소비의 증대 효과는 나타나지 않으면서 오히려 경제성장률은 낮아지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웨덴의 경우 경제성장률은 2015년 4.4%에서 지난해 1.2%(전망치)로 떨어졌다. 부동산 가격은 매년 10%씩 급등했으며, 가계부채도 매년 10% 안팎으로 증가했다. 인플레이션도 1.7%에 그치면서 목표치(2%)에 미달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한 부작용으로 가계의 저축 기피, 비은행권의 과도한 위험 부담 조장, 좀비기업 존속으로 인한 성장 잠재력 약화,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등을 꼽으며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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