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文핵심 비판 두고 "심각한 지적 퇴행" 비난한 이종걸...진중권 "의원님 文대표 때 기회주의적 행태 아직도 기억한다"
'집권 전 非文, 집권 후 親文' 이종걸 이중행보 꼬집은 진중권 "文 지키려 개싸움도 마다 않은게 나다" 진정성 어필
2015년 非文계 '문재인 흔들기' 파장 이전에도...2012년 이종걸 '박근혜 그년' 막말에 진중권 "국회서 제명해야" 일침

(왼쪽부터) 좌파진영 논객으로 이름을 알려 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좌파진영 내 친문(親문재인) 핵심 비판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자신에게 "심각한 지적 퇴행" 등 인신공격을 가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양시만안구·5선)에 대해 '집권 전 비문(非文), 집권 후 친문 어필' 이중행보를 꼬집으며 친일파에 빗대었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의 손자'라는 이미지를 정치적으로 활용해 오던 정치인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다. 그러면서 자신이야말로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을 때 비문계의 '대표 흔들기'로부터 지키려고 "개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던" 인사임을 강조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때(새민련 시절) 이종걸 의원의 요구대로 당시 문재인 대표가 물러났다면, 그 즉시 야인이 돼 지금은 청와대에 아닌 다른 곳에 계셨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 당시 새민련 원내대표였던 이 의원은 문 대표가 제안한 '재신임 투표'와 관련해 "재신임은 유신시대의 언어를 연상케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일제 때 독립운동 했던 이는 탄압받고 친일파들은 떵떵거리고 살았던 게 우리 역사 비극이다. 그 비극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좌파진영의 단골 논리를 꺼내들며 "문 대표를 지키려 목숨 걸고 싸웠던 사람은 고생하고 '문재인 재신임은 박정희 유신'이라고 했던 사람은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한때 '친문패권주의'를 정치권 유행어로 만들 만큼 '문 대표'에게 격렬히 반대했던 이 의원이 이제와서 권력자가 된 '문 대통령'을 옹호하며 큰 소리를 치고 있음을 꼬집은 셈이다.

사진=네이버 검색화면 캡처

그는 이어 "그때 문 대표 흔든다고 이 의원에게 다소 격한 말을 한 것은 미안하지만, 지금도 저는 그때 제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더 '왼쪽'으로 간다. 살다 보니 어느덧 나도 부르주아 속물이 다 됐지만, 그래도 내 심장은 아직 왼쪽에서 뛴다", "한번 꼼(좌파)이면 영원한 꼼"이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의원이 "입진보에서 입보수가 됐다"며 자신의 친문핵심 비판을 비꼰 데 대해선 "솔깃한 제안이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나 보수로 가는 것은 제 옵션에 없다. 그런 걸 바랐다면 애초부터 당신들 주위에 우글거리는 어용들처럼 지금 권력을 쥔 당신들에게 아부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진 전 교수의 친문 핵심 비판을 두고 "자신이 얼마나 추락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면서 "누구든지 '맞짱' 뜨자고 시비 걸며 행패 부리는 단계에 이르렀다. 맞짱을 거부한다면 겁내는 것이니 찌질함을 인정하고 찌그러져야 한다고 비약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그에 분노했다면, 그의 책 독자였고, 출연한 방송의 시청자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씨의 책과 말에 있던 어떤 정의감, 진지함, 비판의식이 무너져 내려서 분노하는 것"이라며 "아무런 지적·공동체적 자극이 없이 거짓말쟁이 총장의 배려에 그저 감사하면서 순응하다 보면 심각한 지적 퇴행이 일어나나 보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같은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그를 따라 바닥으로 내려갈 필요는 없겠다"며 "함께 망가지자는 전략인데, 저는 이 사회에 꼭 전할 메시지가 있어서 그분의 진흙탕 초대는 정중히 거절하겠다"고 조소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 의원들이 부당하게 문 대표를 흔들 때 그를 지키기 위해 험한 개싸움도 마다하지 않은 게 저라는 점, 잊지 말(아)주셨으면 한다"며 "그때 이 의원님이 보여주셨던 기회주의적 행태,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으로 이 의원과 진 전 교수의 악연은, 진 전 교수의 말대로 약 7년여 전인 2012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만 과거 비문계의 '문재인 흔들기' 이전의 사건이었다.

당시에도 두 사람은 소셜미디어로 설전을 벌였는데, 그해 8월 민주통합당(새민련 전신) 최고위원이었던 이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의 공천 파문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유력 대권주자였던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그 년'이라고 지칭해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발언이 좌파진영에 악재로 돌아오자,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저속하고 유치한 인신공격. 이분이야말로 국회에서 제명해야 할 듯. 민주당, 김용민 사태(주진우·김어준 등과의 '나꼼수' 멤버 출신)를 겪고도 아직 배운 게 없나 봅니다"라고 일갈했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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