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아派 민병대 조직 ‘쿠두스軍’ 솔레이마니 사령관, 3일 美軍 공습 받아 사망
에스퍼 美 국방장관, “전 세계 어디에서든 美 국민과 이익을 보호할 것” 표명...‘선제공격 불사’ 천명
‘공습’이지만 주변 정황으로 미루어 ‘드론 공격’ 가능성도...‘北 김정은도 간단하게 제거 가능’ 전망

카젬 솔레이마니 쿠두스군 사령관의 생전 모습.(사진=연합뉴스)

미군은 3일(이라크 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시(市) 북부에서 이란 시아파(派) 민병대 조직 ‘쿠두스군(軍)’ 사령관에 대한 ‘제거작전’을 성공시켰다. 이에 이란은 미국을 향해 ‘가혹한 보복’을 예고하고 나섰다. 한편 미군이 실시한 ‘제거작전’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준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솔레이마니가 탑승하고 있던 차량이 미군의 공습을 받아 화염에 휩싸였다.(사진=연합뉴스)
솔레이마니가 탑승하고 있던 차량이 미군의 공습을 받아 화염에 휩싸였다.(사진=연합뉴스)

이란 시아파(派) 민병대 조직 ‘쿠두스군(軍)’을 이끌고 있는 카젬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3일 이라크 바그다드국제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이동중 미군의 공습을 받고 사망했다. 미군의 공습을 받은 차량에 동승하고 있던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인민동원군’(PMF) 부사령관도 함께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친(親) 이란 계열의 무장조직 관계자 5명도 그 자리에서 함께 숨졌다고 한다. ‘인민동원군’은 친(親) 이란계(系) 무장조직으로 알려졌다.

이란에서 이슬람혁명이 일어난 후인 지난 1980년 조직된 ‘쿠두스군’은 해외에서 ‘시아파 이슬람혁명’을 조장하는 해외공작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쿠두스군’에 소속된 병력 수는 미상이다. 이같은 ‘쿠두스군’을 지휘해 온 솔레이마니는 미국과 이스라엘 등을 공격하는 데에 앞장서온 이슬람 무장 조직 ‘헤즈볼라’에도 깊이 관여해 왔다고 한다. ‘헤즈볼라’의 정식 명칭은 ‘레바논 이슬람 저항을 위한 신의 당(黨)’이며, 레바논 정규군보다 더 강력한 무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에 대한 공습이 있은 후 미국 국방부는 “솔레이마니는 이라크 전역에서 미국 외교관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며 “미래에 있을, 미국인을 향한 (그들의) 공격을 저지하고자 공습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 측은 “솔레이마니는 최근 벌어진 바그다드 미국대사관 공격과도 관련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미 국방부가 지적한 ‘미국대사관 공격’은 지난해 12월31일 일어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 소재한 미국대사관은 미군의 시아파 민병대 공습에 항의한 이라크 내 시아파(派) 계열 시위대에 의한 습격을 받았다. 이에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장관은 “미국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우리 국민과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며 750명 규모의 병력을 급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제거 직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성조기 이미지를 업로드했다.(이미지=트위터 캡처)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에 의해 제거되자 이란 당국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란의 종교지도자이자 이란 권력서열 1위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세계의 악에 대항해 용감하게 싸워온, 고귀한 장군을 암살했다”면서 “솔레이마니를 암살한 자들은 ‘가혹한 보복’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메네이는 3일간의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국가적인 솔레이마니 추모 캠페인에 나섰다. 미군이 제거에 성공한 솔레이마니는 현재 이란에서 ‘순교자’로 추앙받고 있다.

이란이 미국을 향해 ‘보복하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자 에스퍼 장관은 ‘선제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2일 “이제 게임은 바뀌었다”며 “이란이 추가로 도발할 조짐을 보인다면 ‘선제대응’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27일 에스퍼 장관은 “이라크에서 미국인을 살해한 친(親) 이란 무장조직은 곧 미국의 군사력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는데, 에스퍼 장관의 경고가 있은 후 6일여만에 솔레이마니 등이 미군에 의해 제거된 것이다.

미국 당국은 현재 이라크에 체류하고 있는 모든 미국 시민권자들에 대한 소개령(疏開令)을 내린 상태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펜앤드마이크TV 1월3일 뉴스 논평을 통해 솔레이마니 제거 뉴스를 통해 미국이 북한 김정은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준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사진=펜앤드마이크TV 영상 캡처)

한편, 이라크에서 미군이 미국의 적대 세력 지도자 등을 제거한 데 성공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통해 북한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前 한국경제신문 주필)는 펜앤드마이크TV 1월3일 뉴스 논평에서 “주변 상황을 보아서는 대규모의 화력이 동원된 것 같지 않다”면서 ‘드론’ 등을 이용한 정밀 폭격의 가능성을 말하며 운을 뗐다.

이어서 정 대표는 “아무 근거도 없이 4월 북한 김정은이 서울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3일 보도했다”면서 솔레이마니 제거에 미국이 성공했다는 뉴스는 미국이 김정은을 얼마든지 제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김정은으로서는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바로 이 뉴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쿠드스군’ 사령관을 (미군이) 간단하게 제거해버리는 것을 보고 김정은은 등골이 서늘해졌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트럼프식(式)으로 표현하자면 미국이 ‘사랑하는 김정은’에게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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