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륙 후베이省 우한市에서 원인불명의 폐렴 유행중
中 보건 당국, 44명 격리·치료 조치...관련 통계 정확히 내놓지 않는 그간 관례 미루어 봐 환자는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우한市를 방문하거나 거쳐간 홍콩·대만인도 고열 증세...2003년 유행한 ‘사스’ 재발인가?

중국 베이징의 천안문(天安門).(사진=연합뉴스)

중국 내륙에 위치한 후베이성(省) 우한(武漢)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이 돌고 있다. 바이러스성 폐렴이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市)에서는 지난해 12월 이후 발열과 호흡곤란을 동반한 원인불명의 폐렴이 유행하고 있다. 중국 우한은 ‘적벽대전’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지역이다.

중국 현지의 보건당국의 3일 발표에 의하면 현재까지 환자 수는 44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1명은 증세가 심하다고 한다. 한편, 통계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중국 당국의 관행으로 미루어 보아, 중국 당국이 환자라고 밝힌 이들보다 더 많은 수의 환자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까지 해당 병증(病症)의 감염원(感染源)이 밝혀지지 않아 중국 당국은 우한 현지에 전문가들을 파견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또 우한 현지의 보건당국은 환자들을 격리 조치해 치료를 받게 하는 한편, 환자들과 밀접하게 접촉해 발병이 우려되는 이들도 관찰중이다. 격리 조치된 환자들 가운데 일부는 해산물 시장에서 일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져, 현재 해당 시장은 영업이 정지된 상태다.

미국의 관영 매체인 ‘미국의소리’(Voice of America, VOA)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우한을 방문한 홍콩인과 대만 어린이 역시 고열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고열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대만 어린이는 우한에서 비행기를 갈아타 지난해 12월31일 대만으로 귀국한 사례다. 이에 대만 당국은 해당 어린이가 독감 백신을 접종했으며 중국 우한을 직접 방문한 바 없어 귀가 조치를 했지만 계속해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VOA는 전했다.

이처럼 원인불명의 폐렴이 유행함에 따라서 중국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 중국에서부터 전세계로 번지기 시작한 ‘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가 다시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급성호흡기증후군’은 국내에서 ‘사스’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다. 중국에서 ‘사스’가 발병한 이래 전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약 8273명이 ‘사스’에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775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은 9.6%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흑사병이 퍼지고 있다. 흑사병은 중세 유럽에서 최소 7500만명, 최대 2억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이다. 주로 설치류 등에 기생하는 벼룩 등에 의해 전파된다. 이번에 중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흑사병은 중국 내몽고(內蒙古·네이멍구) 지역에서 발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내몽고 지역은 학자들이 중세 유럽에서 유행한 흑사병의 근원지로 지목한 곳이기도 하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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