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 2일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에게 3나노 공정기술 시연
이재용, DS부문 사장단과 현장회의...3나노 기술 상용화 앞당길 전략 논했을 듯
GAA기술 3나노 반도체, 5나노 제품대비 칩 면적 35%↓ 소비전력 50%↓ 처리속도 30%↑

1월2일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참석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1월2일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참석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 대만 TSMC보다 앞서서 세계최초로 3나노미터 초미세 반도체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는 2일 이재용 부회장이 방문한 자리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기술을 시연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3나노 공정 기술 최초 개발과 관련해 보고 받고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장단과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DS 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과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모두 참석했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아직 양산 단계는 아니지만 3나노 공정기술로 TSMC보다 먼저 시제품을 만든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기술력으로 TSMC와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개발된 3나노 반도체에는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 'GAA(Gate-All-Around)'가 적용됐다. GAA는 회로의 모든 면이 전류를 제어하는 게이트에 접촉된 구조로, 최근 공정 개발을 완료한 5나노 제품과 비교해 칩 면적을 35%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소비전력을 50% 감소시키면서 성능(처리속도)은 30% 향상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특히 파운드리 글로벌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 선두를 겨루고 있는 기술이어서 앞서 내놓은 '반도체 비전 2030' 실현과도 연관이 깊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오는 2030년까지 총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17.8%, TSMC 52.7%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TSMC는 2023년 3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앞당겨 2022년에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TSMC는 올 하반기 5나노 공정기술을 양산에 적용하고 3나노 공정기술은 오는 2022년에 양산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전자는 이날 5나노 공정기술은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혀 양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3나노 공정기술 역시 개발 속도에 따라 이르면 올 하반기에 양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나노 공정기술을 TSMC보다 먼저 양산하게 될 경우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반도체 회사들의 최신 제품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현장에서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역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7∼2018년 반도체 초호황기를 지나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은 데 대한 자성과 함께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지속해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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