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B씨 “중국인 욕하는 것이냐”며 소주병으로 탈북민 머리 내리친 뒤 도주
탈북민 파출소서 마비증세 호소하다 병원 이송...뇌출혈과 반신마비 진단
사건 접한 탈북민 단체 수술비 마련 위해 모금 시작...현재 400만원 달해

서울 영등포구 대림역 앞에서 항의하는 중국인들(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중국인이 옆 테이블에 있던 탈북민을 폭행해 반신 마비로 만들고 도주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경찰은 식당 내 폐쇄회로(CC)TV를 통해 범인을 수배하고 추적 중이다. 탈북민 단체는 사건 소식을 듣고 피해자의 수술비 모금을 시작했다.

조선일보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26일 오전 4시 30분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한 식당에서 옆 테이블에서 식사 중인 탈북민 A(57)씨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내치고 도주한 중국인 남성 B씨를 추적하고 있다.

당시 식당에서는 A씨와 그 일행, 그리고 여러 중국인이 식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중국인 종업원이 A씨들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했고, A씨는 중국어로 “옆 테이블의 중국인들도 시끄러운데 편드는 것이냐”고 반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주변의 중국인들이 “지금 중국인을 욕하는 것이냐”고 시비를 걸고 A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그리고 B씨가 옆에서 지켜보다가 소주병으로 A씨의 머리를 내리쳤다. A씨가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지자 B씨는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식당에서 의식을 회복한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파출소에서 진술 도중 A씨는 마비증세를 호소했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측은 뇌출혈과 우측 반신 마비를 진단했다. A씨는 중환자실에 입실한 상태다.

A씨는 지난 2002년 북한 신의주에서 홀로 탈북해 현재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탈북민 단체는 소식을 접한 뒤 A씨의 수술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자체 모금을 시작했다. 후원계좌에는 현재 400여만원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식당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B씨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있다”며 “우선 일방 폭행인지, 쌍방 폭행인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찰은 당시 폭행 사건을 목격하거나 연루된 A씨 일행과 다른 중국인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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