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군사안보 전문가들 “최악의 상황은 핵탄두 탑재 ICBM의 공중 폭발”
“만약 성공한다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이 지난해 12월 31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군사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탄두 탑재 ICBM을 발사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또한 북한이 고체연료 기반 ICBM 역량을 과시하거나 전자기펄스(EMP) 기반 탄두를 ICBM에 탑재해 태평양 공해상에서 폭발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1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 탑재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실러 박사는 “지난 2017년 화성 15형만으로도 이미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한 만큼 김정은이 언급한 ‘충격적 실제 행동’의 효과를 증폭시키기 위해선 기존 무기 이상의 성능을 세계에 과시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핵 강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모두 고체연료 기반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이들 나라들과 동등한 역량을 보유했다는 점을 선전하기 위해 북한이 고체연료 기반 ICBM 역량 과시에 초점을 둘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다만 “북한의 실제 개발 역량을 감안할 때 행동에 옮기게 되더라도 화성 15형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기술 등의 외부 도움 또는 핵심 부품 구매에 의존한 ‘과시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VOA에 “상정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상황은 핵탄두 탑재 ICBM이 태평양 상공에서 공중 폭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맥스웰 연구원은 “이는 그동안 북한의 실제 역량에 의문이 제기돼온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 검증도 동반한다”며 “만약에 성공한다면 기존의 방위전략의 판도를 뒤집어놓을만한 이른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본토 방어를 위한 선제타격안을 경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자위적 조치를 위한 강경 대응책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또한 그는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가 발사 준비시간이 짧은 고체연료 기반 ICBM일 가능성도 있다”며 “이 역시 미국 본토에 대한 기습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방위 셈법을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실제로 핵탄두 탑재 ICBM을 발사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베넷 연구원은 VOA에 “북한이 지금까지 실제 핵탄두 탑재 실험을 감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태평양 공해상에서 핵탄두 탑재 ICBM을 발사하는 것 자체는 ‘새로운 전략무기’로 주장할 수 있다”며 “또는 모든 전자기기를 태우는 전자기펄스(EMP) 기반 탄두를 ICBM에 탑재해 태평양 공해상에서 폭발하는 상황도 상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넷 연구원은 김정은이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가 단순히 위협적 수사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실제 도발할 경우 이는 한미동맹의 단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사적 위협에 따른 고도의 정치적 선전술일 수 있다”며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과 관련한 위협적 수사만으로도 충분히 한미동맹을 분리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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