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지난해보단 나아질 것...급격한 반등은 힘들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연간 2.0%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09년 이후 최저인 2.0%로 낮춘 바 있으며,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그보다 낮은 1%대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상태다.

이 총재는 2일 오전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년 성장률이 2.0%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현재로선 가늠이 어렵다"며 "12월 지표에서 재정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경기 전망에 대해선 지난해보다 개선되겠지만 급격한 경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경제가) 어려웠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성장률을 0.4%포인트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고, 반도체 가격도 급락한 여파가 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성장과 물가가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다만, 한국경제가 세계 경제에 편입된 상황에서 급격한 경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덧붙여 "소규모 경제라면 대외 여건에 따라 급반등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라며 "경제 규모가 크다 보니 급반등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선 "작년 11월 경제전망을 할 때 미중 분쟁이 완화될 것으로 전제했고, 한 달 후 결과를 보면 전망 당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제적인 통화완화·저금리 정책의 지속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에 대해선 "유동성이 풍부하고 그에 따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라면서 "지나친 저금리가 가져온 부작용이 쌓여온 것이고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주가를 두고 일부 시각이기는 하지만 '블로우-오프 톱'(blow-off top·가격 폭락 직전의 급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면서도 "더 갈 수 있을지, 현재 위험한 수준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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