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유족 농성 동참 눈감고 "국제 망신" "국민 분노" 운운
김영철 평가 회피하고 "'14년 남북 군사회담 대표였다" 강변
"美이방카 訪韓과 北김영철 입국 상징성 같아" 궤변 일색

한국의 국가정보원장 격인 북한 정찰총국장을 지냈으며,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도발·목함지뢰 도발 등을 주도한 주범으로 꼽히는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대남공작부서인 정찰총국장을 지냈으며,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도발·목함지뢰 도발 등을 주도한 주범으로 꼽히는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사진=연합뉴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천안함 폭침 등 대남도발 총책을 맡았던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방한에 반대한 자유한국당의 '통일대교 점거 농성'을 두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작태"라며 "국제적 망신이고 국민이 분노한다"고 비난 공세에 골몰했다.

판문점에서 이뤄진 군사당국 간 회담과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동치하려는 '논점 물타기'도 여전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국당이) 도로에 드러눕고 점거하는 등 과격한 시위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한국당은 전날(24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 11시20분쯤까지 평창올림픽의 폐회식 참석을 위해 김영철이 입국 경로로 이용할 예정이던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의 남단 도로를 점거하는 '육탄 저지'에 나선 바 있다. 천안함 폭침으로 숨진 장병들의 유족 일부도 점거 농성에 함께 했다.

점거 농성이 중단된 것은 문재인 정권이 통일대교 군사도로인 전진대교를 개방해 김영철을 우회해서 맞이한 이후였다. 문재인 정권이 이적·반역행위를 하고 있다고 규정, 한껏 비판 수위를 높인 한국당은 이날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김영철 방한 허용 규탄 집회를 추가로 연다.

이를 두고 백혜련 대변인은 김영철이 2014년 남북군사회담 대표로 나왔을 때 당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대화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면서 비난 수위를 높였다.

백 대변인은 "2014년 남북군사회담 당시 북측 대표가 김 부위원장(김영철)이었고, 당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기대감과 환영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며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는 말처럼 한국당은 동일 사안에 대해 과거 자신들이 어떤 언행을 했는지 모두 지워버린 듯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더욱이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김 부위원장에 대해선 일언반구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기-승-전-색깔론'으로 중무장한 채 오로지 문재인 정부 발목 잡고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된 한국당의 작태는 자기부정이고 모순 그 자체"라고 했다.

한술 더 떠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국당이) 김영철을 사살해야 한답니다"라며 "2014년 때는 (김영철을) 왜 체포하지 않고 사살도 하지 않았습니까? 분노하는 당신들의 얼굴에서 매국노의 그림자를 봅니다"라고 원색 비난했다. 

천안함 폭침 책임 인정과 사과도 없이 스포츠 축제에 발을 들이는 김영철을 규탄하는 한국당을 '매국노'로 규정하는 건, 정작 김영철을 '환대'하는 집권여당으로서 적반하장격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밖에 백 대변인은 "남북 대화는 물론 북미(미북)대화 없이는 한반도 비핵화는 요원하다"는 정권의 논리를 강변했다. 이방카 트럼프 미국 맥악관 선임고문의 방한과 김영철 방한을 두고 "갖는 상징성 역시 같은 의미일 것"이라고 동격으로 규정하기까지 했다.

여당은 올림픽에 '김영철 환대'를 위한 모양새 갖추기에 부심하는 모양새다.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 등은 이날 저녁 열리는 평창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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