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인재개발원장으로 자리 옮기기 전 기자간담회..."서울 비롯 수도권에서라도 출마할 수 있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9일 오후 대전 중구 시민대학 식장산 홀에서 열린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9일 오후 대전 중구 시민대학 식장산 홀에서 열린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일부 정치권 등의 저질스러운 공격으로 자존심이 상하고 수모를 겪고 있다”며 “검찰개혁 명분 때문에 정치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청장은 청와대가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핵심인으로, 내년 4.15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황 청장은 31일 경찰인재개발원장 이임식 전 기자간담회에서 “정치 참여를 외면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것뿐인데, 저질스러운 사람들이 저와 울산 경찰관 등에게 함부로 하고 있다”며 “명예 훼손을 당할 정도로 저질스러운 공격을 받다보니 정치 참여를 해야 하나 회의를 품을 때가 많다"면서 “하지만 시대정신인 검찰개혁을 위한 대의 때문에 생각을 고쳐먹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지난해 3월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황 청장을 울산지검에 고발했다. 지난 3월에도 ‘선거개입 의혹’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이 황 청장을 피의사실공표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추가 고소 및 고발했다. 이날 황 청장이 거론한 ‘저질스러운 공격’에 대한 주체가 거론되진 않았지만 이 고소・고발건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황 청장은 지난 9일에도 대전 중구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검찰 수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대전 중구는 그가 출마할 것으로 유력하게 검토되던 곳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황 청장은 “명분이 있다면 고향 대전이 아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라도 출마할 수 있다. 검찰개혁이라는 대의를 위해 서울이나 수도권에 출마하라고 한다면 기꺼이 출마하겠다”며 “떨어지는 것이 무슨 대수냐. 특정 정당과 구체적으로 협의한 바는 없고 순수히 제 생각”이라고 표명했다.

앞서 경찰은 황 청장을 경찰인재개발원장으로 보내기로 했다. 황 청장이 울산과 대전에서 지방경찰청장을 지낸만큼 특이한 인사는 아니지만, 법조계에서는 경찰청 참모가 아닌 외곽직으로 옮겨간다는 점에서 해당 인사가 황 청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고려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경찰청은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힌 황 청장의 명예퇴직 신청을 앞서 반려했다. 그가 출마하려면 총선 90일 전인 1월 16일 이전에 사퇴해야 한다. 황 청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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