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못 막은 '비례민주당' 결성 공고...창당취지문에서 집권여당 비판
전날(30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창준위 결성 신고와 함께 공고돼...'유사 당명 막아달라' 與 요청 불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비례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를 홈페이지에 공고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노선과 '상반된' 창당 발기취지문 내용이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 26일 박병수씨를 대표로 결성된 비례민주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를 심사하고, 전날(30일) 선관위 홈페이지에 공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제공

비례민주당 창당준비위는 발기취지문을 통해 "지금 우리나라는 지소미아 파기, 북미협상 결렬 등 외교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주한미군 주둔에 따른 방위비 인상, 주한미군 철수 논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안보는 위협받고 있다"며 "아울러 청년 실업률 증가로 인한 고용불안, 산업침체, 물가상승, 집값상승, 경제성장률 하락 등 계속되는 경제위기에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상황 인식을 전했다.

이어 "국내외 상황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음에도 대다수 정치 세력은 국민의 복지와 민생에 대해서는 추호의 관심도 없이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 법안 처리, 나눠 먹기식 선거제도에만 몰입되어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를 불신하게 하고 국민이 직접 행동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공하기에 이르렀다"고 창당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민주주의 기본정신에 입각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비례민주당(가칭)'을 창당하여 현 정치권의 실정을 국민들에게 낱낱이 고발하고, 안전한 대한민국, 잘 사는 대한민국, 행복한 대한민국을 목표로 대한민국 정치권의 선두 정당으로 발돋움하고자 한다"며 대(對)국민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중앙선관위에 공문을 보내 비례민주당 등 민주당의 유사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선관위는 비례민주당 창당준비위 결성 자체에 흠결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는 선관위 관계자가 "비례민주당 창당준비위 결성 신고가 형식적 요건을 구비함에 따라 이를 접수하고 공고했다"며 "해당 창당준비위가 실제 정당 등록을 신청할 경우 그 수리 여부는 선관위 전체회의 심사를 거쳐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또 다른 선관위 관계자는 "명칭을 포함해서 심사를 다했다"며 "단순히 특정 단어가 들어가 있다고 (명칭 사용을) 불허하는 것은 아니다. 정당 연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심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