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출범 후 사실상 첫 대규모 장외투쟁 돌입
"좌파 종북정권의 국정농단"..."종북 주사파 참모진 모여 국정농단 자행"
洪 "남북 연방제통일 추진 前단계로 국민 시험하는것"
"김성태 원내대표 경찰 측에 폭행당해" 실태 고발도
김영철 '군사도로' 우회 방한…김진태 "살인범 도피죄"

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캡처
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캡처

자유한국당이 26일 오후 3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살인 전범(戰犯) 김영철 방한, 문재인 정권 규탄 국민대회'를 열었다. 문재인 정권 출범으로 제1야당이 된 이래 첫 대규모 장외투쟁 사흘째 일정이다. 한국당은 천안함 폭침 등 대남 도발의 총책을 맡았던 북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북한 대표단장으로 방한한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부터 경기 파주 통일대교 남단을 점거해 밤 새워 농성을 벌였고 25일 오전 김영철이 군용 작전교량인 '전진교'로 우회하자 청계광장에서 장외 집회를 이어갔다. 이번 투쟁에서 문재인 정권을 "좌파 종북 정권"으로 규정하는 등 규탄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날 청계광장 집회에서는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전국 각지 당원과 지지자들이 대거 참석해 그동안의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의 경과를 보고하고 김무성 '김영철방한저지투쟁위원회' 위원장 연설, 전희경 당 대변인과 연평도 포격 참전 해병 출신 박성요씨의 규탄사, 원내대표와 당대표 연설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마지막에는 김영철의 방한을 허가한 문 대통령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규탄 구호를 제창한다.

김 원내대표는 25일 페이스북으로 집회 일정을 예고하면서 "(앞서의 집회에서) 주적들의 개구멍 줄행랑은 어찌할 수 없었으나 우리는 문재인 정권과 주적들에게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며 "잔뜩 구겨진 김영철의 얼굴은 처절한 사투 끝에 얻은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의 가열찬 투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철천지 원수 주적들은 두 팔 벌려 맞이하면서도 동족에겐 보복과 탄압을 서슴지 않는 이 정권에게 확실하게 말해줄 것이다. 이 땅을 지켜온 자랑스런 보수와 우리 한국당은 그럼에도 살아있다고!"라고 덧붙였다. 그의 페이스북 글에는 당원과 지지자들로부터 "내일 일찍 올라가겠다" "내일 참석해서 이 정부가 전범 김영철에게 유가족 합의도 없이 접대하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국민에 알려야 한다" 등 동참을 예고하는 댓글, "이제 보수당의 정체성도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야당다워졌다"는 호평 댓글과 함께 "총궐기대회는 주말에 일정을 잡았어야 벌떼같이 집합하지 않냐"는 아쉬움과 함께 "3.1절까지 (집회를) 이어가 달라"는 당부의 댓글들이 달렸다.

자유한국당이 지난 2월2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천안함 폭침주범 김영철 방한 저지를 위한 현장 의원총회를 개최한 모습.(사진=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이 지난 2월2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천안함 폭침주범 김영철 방한 저지를 위한 현장 의원총회를 개최한 모습.(사진=자유한국당)

앞서 한국당은 지난 2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개최한 뒤, 오후부터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에서 벌인 철야 농성을 벌였다. 장제원 당 수석대변인은 25일 현장에서 성명서를 내 "문재인 정권이 아무리 좌파 종북 정권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을 집단 학살한 살인마 전범을 감히 대한민국 땅에 발을 디디게 허락하고, 환대하고, 세계 평화축제의 VIP 석에 앉게 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누구의 정권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을 죽인 그 더러운 손과 악수를 할 건가.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피가 묻은 그 극악무도한 손과 악수할 건가"라고 반문을 거듭한 뒤 "대한민국 대통령이기를 거부한 반역행위이자 이적행위"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집권한 정권에서 이제 종북 주사파 청와대 참모진들이 모여 국정농단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김영철은 대한민국 땅을 침범하려면 이제 우리의 몸을 밟고 침범해야 할 것이고, 우리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를 밟고 침범해야 할 것"이라며 "살인마 전범 김영철을 막는 인간방어막이 돼 김영철의 방한을 막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김영철의 입국 거부를 김정은에게 통보하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와 당직자들이 지난2월24일 오후부터 경기 파주 통일대교에서 김영철 방한 철회를 촉구하는 철야 농성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와 당직자들이 지난2월24일 오후부터 경기 파주 통일대교에서 김영철 방한 철회를 촉구하는 철야 농성을 벌였다.
25일 오전 경기 파주 통일대교에 백명 단위로 모인 자유한국당 당원들.(사진=자유한국당 페이스북 방송 캡처)
25일 오전 경기 파주 통일대교에 백명 단위로 모인 자유한국당 당원들.(사진=자유한국당 페이스북 방송 캡처)

장 수석대변인은 이보다 앞서 낸 '대국민 호소문'에서는 "통일대교 남단에서 저지투쟁을 하고 있는 국회의원들과 애국시민들을 경찰이 병력을 점점 늘리며 에워싸고 있다"며 "(한국당 측) 차량을 견인하기 위해 견인차량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김성태 원내대표가 경찰에게 구타당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고 정권 차원의 농성 방해 실태를 전했다.

한국당은 김성태 원내대표와 당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 등이 전날 오후부터 통일대교 남단 도로에서 연좌 농성에 돌입해 이날 오전까지 밤새 농성을 펼쳤다.

이날 오전까지 의원과 주요 당직자, 한국당 지지자들이 자리를 지켰으며 홍준표 대표도 이날 오전 농성에 참석했다. 이주영·정갑윤·정진석·나경원 등 당 중진 의원들이 가세해 90여명의 의원이 집결했고 당원과 당직자 등까지 헤아리면 수백 명 수준까지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통제선 밖에서 농성하던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약 3천 명에 이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정부가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 개헌을 한다고 한다. 그 뜻은 종국적 목표는 남북연방제 통일"이라며 "대한민국을 연방제 수준으로 만들고 남북연방통일하자 그런 취지"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기 위해서 미군 철수가 필요불가결한 의제가 된다. 국가보안법은 폐기 수준으로 해야지 연방제가 된다"며 "그것의 전(前)단계로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고 거기에 김여정이 오고 국민 감정이 가장 심각하게 충돌할 수 있는 김영철도 와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시험을 해보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이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결국 사회주의 체제로 변혁을 해서 남북연방제로 가자는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도 국가보안법을 폐지 못한게 정말 한스럽다고 한 것으로 나는 기억한다. 결국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 통일안을 받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영철이 방한하는 이 문제를 적극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당을 포위한 경찰이 몸싸움마저 벌이는 데 대해 "경찰이 제1야당의 집단적인 행동을 막는 것은 군사정부 시절에만 하는 짓이지 과하다"면서 "북한 보위부 직원들이 아니고 대한민국 경찰 아니냐"고 상기시켰다.

홍 대표는 "(김영철이) 이 길로 오려면 못 올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김영철을 필두로 한 북한 대표단은 오전 10시쯤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한 뒤 통일대교 동쪽 '전진대교'를 이용해 입국했다.

25일 한국에 입국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왼쪽 사진). 천안함 유족들은 자유한국당과 함께 이날 오전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서 김영철 방남 반대 농성을 했다.(사진=연합뉴스)
25일 한국에 입국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왼쪽 사진). 천안함 유족들은 자유한국당과 함께 이날 오전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서 김영철 방남 반대 농성을 했다.(사진=연합뉴스)

장 수석대변인은 김영철 입국 강행 후 논평을 내 "결국 살인마 전범 김영철이 대한민국을 범했다. 죽을 힘을 다했지만 결국 권력을 가진 자들에 의해 막지 못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저희가 통일대교를 완벽 봉쇄하니, 문재인 정권은 끝내 대한민국 국민이 부여한 권력으로 살인마 전범 김영철에게 그들만이 아는 샛문을 열어줬다"며 "이것은 분명한 권력남용이고, 국정농단이고, 반역행위"라고 못박았다.

이어 "작금의 청와대는 종북 주사파 참모들이 국정을 농단하며 반(反)대한민국적 이적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국민들, 특히 국가를 지키다 북한의 극악무도한 폭침으로 순직한 수많은 국군장병들의 부모와 형제가 반대하는 김영철의 방한을 도대체 왜 그토록 고집하느냐"고 추궁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북한의 말은 왜 이토록 맹종하는 것인가. 문재인 정권은 야당과 반대하는 국민들이 북한만도 못하다고 생각하나 보다"라고 꼬집으며 "(문재인 정권은) 순직한 국군용사 가족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고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25일 오전까지 경기 파주 통일대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의 김영철 방한 철회 촉구 농성에 참여한 김진태 의원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25일 오전까지 경기 파주 통일대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의 김영철 방한 철회 촉구 농성에 참여한 김진태 의원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농성에 참여한 김진태 의원은 이날 김영철의 '전진교' 우회 입국과 관련 "살인범 도피죄 추가"라며 포털사이트가 문재인 정권의 김영철 입국에 적극 협력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농성 현장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우선 "6.25 땐 인민군 탱크를 화염병 들고 막아섰는데, 이젠 (현 정권이) 군사작전도로로 간첩총책(북한 정찰총국장 출신 김영철)을 안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당시 인터넷포털에는 최신기사 검색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놔서, 기자들이 (김영철이) 어느 길로 빠졌는지 기사를 써도 시민들이 볼 수 없게 했다"며 "들어오는 것도 뒷구멍으로 몰래 빼돌리니 살인범 도피죄"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당은 이때 장 수석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26일 오후 3시 청계광장에서 김영철 방한 허용에 관한 문재인 정권 규탄 국민대회를 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북한의 사회주의 노선에 전도돼 있는 문재인 정권과의 체제 전쟁을 선포한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농성 철수 후에도 한국당은 김영철이 우회 입국한 전진교가 군용 작전 교량라는 사실을 들어 "국방부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당 소속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은 "천안함 폭침의 배후 김영철 일행 8명이 통일부 천해성 차관의 영접을 받으며 군 작전도로로 넘어왔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아연실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군 작전 구역을 공개한 국방부의 결정에 대해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그 진상을 밝히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당은 정태옥 대변인 논평을 통해서도 "천안함 전범이 우리의 군사도로를 통하게 하여 비밀 군사도로를 보여준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고, 현 정부의 군책임자와 군관계자에게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혀뒀다.

한국당은 이날 김영철의 전진교 우회 방한이 알려진 뒤 오전 11시20분쯤 연좌 농성을 철수했다. 서울로 복귀한 뒤에도 오후 5시부터 청계광장에서 다시 김영철 방한 저지투쟁위원회 현장 회의를 열고 정권 비판을 이어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