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총 앞두고 가족 내 일시적인 봉합책이란 해석 나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연합뉴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연합뉴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한진 그룹 내 갈등을 둘러싸고 일단 봉합에 나서는 모양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가족 내 경영권 다툼이 불거지는 것은 서로에게 부담이라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이 고문과 조 회장은 30일 공동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집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조 회장은 이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를 했고 이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며 "저희 모자는 앞으로도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님의 유훈을 지켜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번 사과문은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앞두고 있어, 일단 가족 내 갈등을 봉합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입장이란 해석이다. 조 회장의 입장에서는 우호 지분의 이탈을 막고,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가족 간의 단합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 회장이 6.52%, 조 전 부사장이 6.49%를 쥐고 있다. 막내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분은 6.47%이며, 이 고문의 지분은 5.31%로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상태다.

그러나 앞서 조 회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이 고문의 자택을 찾았다가 심한 언쟁을 벌이는 등 가족 간 불화가 깊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현장에는 조현민 한진칼 전무도 있었으며, 말다툼을 벌이던 도중 거실에 있던 화병 등이 깨지고 이 고문 등이 경미한 상처를 입기도 했다. 이날 공동 입장문이 일시적인 봉합책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나아가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데다 이번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조 회장이 어머니와 조 전 부사장의 측근을 몰아낸 상황이다. 이처럼 여전히 갈등 요소는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진 총수 일가 내부의 갈등이 향후 또다시 불거질 것이란 추측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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