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공수처 반대 입장표명 후 문자폭탄 받아..."내 편은 절대선이고 네 편은 절대악으로 보는 이분법"
"문재인 대통령, 문자폭탄이 '경쟁 흥미롭게 하는 양념같은 것'이라고 해...그러니 홍위병들이 죄의식 없이 보내"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 = 연합뉴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 = 연합뉴스)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이 “친문(親文) 홍위병들의 전화·문자폭탄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29일 지인들에게 “어제(28일)부터 이시간까지 전화·문자폭탄을 받고 있어 전화나 문자를 받을수도 보낼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참으로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현재 김 의원의 휴대폰은 꺼져있는 상태다.

김 의원은 전날(28일) 주승용 국회부의장,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에 이어 공수처 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공수처가 여권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공수처 법안은 부결시켜야 한다”며 “무능하고 독선적인 문재인 정권에 현재 검찰 혼자 맞서는 상황이다. 이런 사안을 통과시키려면 어떻게든 야당과 합의하고, 합의가 안 되면 기다려야 한다. 밀어붙이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대깨문(대가리 깨져도 문재인 지지) 시민들의 ‘문자폭탄’ 이후에도 그는 한 언론을 통해 “전화·문자폭탄을 퍼붓는 행태는 내 편은 절대선이고 네 편은 절대악으로 보는 ‘선악의 이분법’이자 ‘내 선 네 악’이 아닐 수 없다”며 “민주당의 공수처법안은 내 편은 절대선이기에 어떤 범죄라도 눈감겠다는 것이고, 네 편은 절대악이기에 사소한 범죄라도 반드시 처벌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자칭 진보라는 사람들이 전화·문자폭탄으로 상대를 굴복시키겠다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이런 행태는 60년대 사회주의 독재국가 중국의 문화대혁명 때 홍위병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던 것과 무엇이 다르냐.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문자폭탄이 '경쟁을 흥미롭게 하는 양념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친문홍위병들이 아무런 죄의식없이 버젓이 전화문자폭탄을 보내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이어 “근본 원인은 편가르기에만 몰두해 국론을 분열시킨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국정운영에 있다. 친문 홍위병들에게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 국민들께 직접 호소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대깨문 시민들의 ‘문자폭탄’은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이는 논란성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놓는 인사들에게 이뤄진다. 지난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여당 의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비판적 질문을 내놨던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도 “태섭아, 애 키우는 아빠끼리 너무 그러는 거 아니다”라는 등의 공격이 쏟아진 일이 있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아래는 김 의원이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전문(全文).>

김동철의원입니다
어제부터 이 시간까지 저는 어떤 전화나 문자를 받지도 보낼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제가 민주당의 공수처법안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전화문자폭탄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참담합니다.

저는 2011년 국회사법개혁특위 민주당 총괄간사로 활동하면서 법안을 대표발의했을 정도로 공수처를 적극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의 공수처법안은 어떤 통제장치없는 제2의 중수부를 부활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제게 전화문자폭탄을 퍼붓는 이런 행태는 내편 네편으로 갈라서 내편은 절대선이고 네편은 절대악으로 보는 ‘선악의 이분법’이자 ‘내선네악’이 아닐 수 없습니다.

18세기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의 말할 권리를 위해서라면 죽을 힘으로 싸우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자칭 ‘진보’라는 사람들이 전화문자폭탄으로 상대를 굴복시키겠다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런 행태는 60년대 사회주의 독재국가 중국의 문화대혁명때 무고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던 홍위병들과 무엇이 다릅니까?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시절 문자폭탄이 “경쟁을 흥미롭게 하는 양념같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친문홍위병들이 아무런 죄의식없이 버젓이 전화문자폭탄을 보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근본 원인은 오로지 편가르기에만 몰두해 국론을 분열시킨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국정운영에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민주당의 공수처법안에 찬성할 수 없습니다. 민주당의 공수처법안은 내편은 절대선이기에 어떤 범죄라도 눈감겠다는 것이고, 네편은 절대악이기에 사소한 범죄라도 반드시 처벌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저는 친문홍위병들에게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 국민들께 직접 호소하겠습니다.

저의 이런 참담한 심정과 비장한 각오를 담아 먼저 지인들께 문자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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