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표단 리시 의원 "전쟁 원치 않지만 상황이 변하지 않으면 '거친 결정' 할 수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을 다루는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은 24일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결승전을 관람했다.
우리 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미국 측에서는 공화당의 제임스 리시 의원(상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담당 보좌관이 동행했다.
이방카 고문이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샌더스 대변인과 리시 의원은 올림픽을 응원하는 현장에서도 북한을 압박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방카 고문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이날 평창 용평 리조트 스키장 내 미국 홍보관인 ‘팀 USA 하우스’에서 내외신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먼저 북한에서 폐막식을 위해 방한하는 인사들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선수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을 격려하며 한국 팀과 한국 정부의 평창올림픽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여기 온 것"이라며 “북한 사람들과 접촉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 샌더스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며 "그것은 생산적인 대화의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시 의원은 "아무도 군사적 행동을 원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그는 어떤 거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이방카 선임고문은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만나 한미동맹의 중요성에는 동의했지만 북한을 다루는 문제를 두고는 서로의 방향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이방카 고문은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는 방법을 거듭 언급하며 문 대통령의 주장과는 온도차를 보였다. 이방카 고문의 주장은 평창올림픽 개막식을 위해 참석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주장과 동일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남북대화가 별도로 갈 수는 없다"며 "두 대화의 과정은 나란히 함께 진전돼야 하고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방카 고문은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최대 압박을 위한 공동노력'이 효과를 거뒀다"며 "한국의 대북제재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방카 고문과 미국 대표단은 25일 저녁에 열리는 폐막식에 참석한 후 26일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