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야당이 이런 단어를 입에 올린다는 것이 中정부에 어떻게 보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을 가는 길에 한국을 들르는 것은 문제라는 보도도 있다'는 질문엔..."이래도 저래도 비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든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한반도 평화가 동북아시아의 안정에 있어 아주 중요하며,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에 한중 정상의 생각이 일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고민정 대변인은 이날 지상파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도 다른 먼 나라의 일이 아닌 자기 일처럼 중요하게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만났을 때와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훨씬 부드럽고 편한 분위기였다"고 했다.

고 대변인은 '한한령(限韓令)' 해제 가능성에 대해선 "한한령에 대한 우려는 경제 분야에서 많았을 텐데, 이번에 문 대통령이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실질협력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해서도 (리 총리가) 아주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했다.

고 대변인은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사대주의를 가까이 한 외교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선 "왜 대한민국의 국격을 그렇게 믿지 못하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시니컬한 반응을 보였다.

또 "대한민국의 국격은 어느 나라에도 눌리지 않는 위치"라며 "거대 야당이 이런 단어를 입에 올린다는 것이 중국 정부에 어떻게 보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번 더 생각하고 더 고심하고 그런 말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고 대변인은 진행자의 "일본을 가는 길에 한국을 들르는 것은 문제라는 보도도 있다"는 질문엔 "한국에 오지 않는다면 또 '패싱'했다고 얘기할 것 아닌가. 이래도 저래도 뭐라고 (비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선 "이견도 있었지만 이를 숨기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자리였다"며 "매듭을 하나씩 풀어가야 실타래가 풀리지 않나. 양 정상이 매듭을 처음 푸는 역할을 해준 것"이라고 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를 두고는 "언제든 다시 종료결정이 되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막무가내로 (종료 유예 기간이) 트여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시기는 생각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일각에선 고 대변인의 이날 라디오 방송을 임하는 태도를 문제 삼고 나섰다. 야당이 비판할 게 있으면 비판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불구하고, '이런 단어를 입에 올린다'는 등 굉장히 부적절한 언사를 써가며 야당을 깎아내리는 행동이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적절한 처신이었냐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에 어떻게 보일까'라는 말 자체가 야당이 왜 '사대주의 외교'라는 비판을 했는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문재인 정권의 '진심' 아니겠냐고도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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