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2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태극기집회

3·1절을 닷새 앞두고 태극기집회가 시동을 걸고있다.

태극기를 든 시민들은 동화면세점 앞을 가득 메우며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고 나섰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순신 동상 앞에선 몇몇 단체들이 세월호를 추모했지만 모여드는 사람은 없었다.

24일 열린 태극기집회는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기존 흩어져 있던 태극기 집회와는 다르게 시민단체들이 한 곳에 모여 목소리를 모았다. 

이날 걸린 현수막에는 '자유민주주의수호'와 '사회주의 개헌 반대', '한·미 동맹 강화', '문재인 퇴진' 문구가 걸려 있었다. 또한 "천안함 46명의 원혼이 통곡한다"며 "김영철 처단하라"는 등의 문구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선 몇몇 시민단체가 세월호를 재조사해야한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서명운동을 했다.

이들은 이순신 동상이 보이는 보도 양 옆에 작년 '박근혜탄핵집회'와 '세월호집회'에 대한 사진전을 열고 서명을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세월호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학생들의 영혼을 놔주지 않고 분향소까지 설치해가며 재단을 설립하기 위한 발기인을 모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이순신 동상 앞엔 태극기를 들고 1인 시위하는 시민들이 오히려 눈에 띄었을 만큼 휑한 모습을 보였다. 

세월호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재단설립 현장 모습

이들은 광화문의 가장 중심 자리를 차지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여드는 이가 없었다. 바로 건너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의 열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세월호 재단설립을 위해 서명받는 현장을 지나치며 태극기를 든 시민들은 '세월호를 전면 재조사 하자'는 문구를 보며 혀를 끌끌찼다. 이에 대해 세월호 재단설립 직원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분을 못 이기고 소리를 질러대는 모습을 보였다. 주변 경찰이 있어 험한 사태로 이어 지진 않았다.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의 근대사를 설명하려고 나온 시민

같은 시각 광화문 곳곳에선 조용히 1인 시위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림을 태극기에 그려 광화문 한 쪽에 걸었다. 

'무진엄마'로 불러 달라는 사진 속 시민은 지나가는 외국인들에게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알리고 있었다. 포스터 한 쪽엔 한국의 근대사가 얼마나 왜곡되었는지 알 수 있는 글을 영어로 간략하게 적어 놓았으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의 올바른 역사를 알 수 있도록 영어로 서술된 책을 구비해 놓고 있었다.

사진 속 시민은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자라나는 세대는 최근 상영되는 영화를 비롯해 5·18사태 등이 얼마나 왜곡되어 알려져 있는지 모르니 답답할 따름"이라며 '1인 시위'에 나선 이유를 언급했다.

또 "난 솔직히 정치나 그런 건 잘 몰랐다. 내가 임종석이랑 같은 학번이고 대학생 때 부터 눈으로 직접 보고 느낀게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지금 청와대에 있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며 "특히 문화계는 정말 그런 인간들로 꽉 차 있다"고 말했다.

지나가는 태극기를 든 시민들은 인터뷰 도중 "이런 용감한 분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며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3·1절 범국민대회'로 알려진 태극기 집회는 오는 3월 1일 10시부터 광화문에서 열릴 예정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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