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대통령,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놀라움이 생기면 나는 처리한다”...北에 경고
공중급유기 외 4대의 정찰기가 동시 한반도에서 작전을 펼친 것은 ‘이례적’...北 예고한 ‘성탄 선물’ 염두에 둔 감시활동
성탄절 당일인 25일, 북한 측 무력도발 활동 감지되지 않고 있어...‘성탄 선물’은 ‘꽝’으로 끝나나

미 공군 소속 4대의 정찰기가 24일 저녁 무렵부터 25일 새벽에 걸쳐 한반도 상공에서 감시 활동을 펼쳤다. 4대의 정찰기가 동시에 출격한 것은 이례적이다.(그래픽=연합뉴스)

미 공군 정찰기 4대가 24일 저녁 무렵부터 성탄절 당일인 25일 새벽에 걸쳐 한반도 상공에서 작전을 펼쳤다. 북한이 성탄절을 맞아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북한의 무력도발을 염두에 둔 작전 활동으로 보인다. 미군은 통상 정찰기의 위치식별 장치를 끄고 작전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는 등 북한이 무력도발을 암시하는 발언이 나온 이후 식별장치를 켜고 공개 비행을 하고 있어, 미국이 대북(對北)에 나섰다는 해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군용 항공기 추적을 전문으로 하는 ‘에어크래프트스폿’(Aircraft Spots)의 25일 보고 내용에 따르면 미 공군 소속의 리벳조인트(RC-135W), E-8C 조인트스타즈(J-STARS), 글로벌호크(RQ-4), 코브라볼(RC-135S) 정찰기 4대가 잇따라 한반도 상공 및 동해 상공에서 대북 감시 및 정찰 비행 작전을 수행했다. 지난 19일부터 미군 정찰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정찰 비행을 하고 있지만 4대의 정찰기가 동시에 출격한 것은 근래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을 연말까지로 제시한 가운데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한 데 대한 미군 측 대응으로 보인다. 북한이 말한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해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혹은 ‘비핵화 협상 중단 선언’ 등이 거론됐으며, 심지어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코브라볼(RC-135S) 정찰기는 오키나와 가데나에 위치한 주일미군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동해 상공으로 파견됐다.(이미지=‘에어크래프스트스폿’ 캡처)

이보다 앞선 시각인 24일(미국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플로리다주(州) 소재 마러라고리조트에서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놀라움이 생기면 나는 처리한다”는 표현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에어크래프트스폿’에 따르면 RC-135W와 E-8C는 각각 한반도 3만1000피트(약 9500미터) 상공에서, RQ-4는 5만3000피트(약 1만6000미터) 상공에서 비행했다. RC-135S는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주일미군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동해 상공에서 작전을 위해 한반도 상공으로 파견됐다.

RC-135W는 미 공군의 주력 통신감청 정찰기이다. 해당 기종은 미사일 발사 전 지상 원격계측 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산되는 신호를 포착하고, 탄두 궤적 등을 분석하는 장비를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E-8C는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로 250킬로미터(km) 이상 거리를 탐지하고 지상표적 600여개를 동시에 추적 감시할 수 있으며 또 고도 9~12킬로미터 상공에서 북한 해안포 및 장사정포 진지, 전차부대 등 지상병력 및 장비 움직임을 탐지할 수 있는 미 공군의 전략 자산이다.

RQ-4 글로벌호크는 20킬로미터 상공에서 지상 30센티미터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급(級) 무인정찰기로, 1회 출격 시 40여시간 연속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번에 한반도 상공으로 파견된 정찰기 중 하나인 RQ-4, 글로벌호크는 20킬로미터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이용해 지상 30센티미터(c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급(級) 무인정찰기로 최근 우리 공군에도 한 대가 인도됐다. 1회 출격 시 40여시간 연속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 사실상 24시간 감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RC-135S는 최첨단 전자광학 장비를 갖춰 원거리에서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할 수 있는 정찰기다. ‘크리스마스 선물’ 중 하나로 예측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탐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들 정찰기의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주일미군 소속 KC-135R 공중급유기도 이날 동해 상공으로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달 3일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부상은 담화문을 내고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공표한 바 있다.

한·미 당국은 성탄절를 전후로 북한이 무력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북한은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