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한진칼 주총이 분수령...KCGI, 국민연금 동참할 수도
조현아, 특수관계인 지분 외 세력과 협력할 가능성도

사진: 연합뉴스 제공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최근 한진그룹 일가의 다툼과 관련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본인의 밥그릇만을 챙기기 위해 지주회사의 경영권에 대한 분쟁을 야기하는 것은 사회적인 공분만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24일 내부 게시판에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둘러싼 오너 남매의 경영권 논란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깊은 실망과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최근 항공산업의 환경이 외부적 악재로 인해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일자리와 노동환경도 악영향을 받는 불안한 시국이 전개되는 이 시점에 외부세력의 침투로 회사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단초를 조성하는 조 전 부사장의 경거망동한 행동이 과연 대한항공 2만 노동자를 위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은 회사를 흔들며 대한항공 노동자들을 불안하게 만들면서 경영 복귀의 야욕을 드러내지 말고 사회적으로 인정할 만한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통해 조합원과 대한항공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경영 복귀 반대 투쟁을 강력히 전개하겠다"고 주장했다.

한진칼 주주총회는 내년 3월로 예정되어 있다. 이번 주총은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으로 조 전 부사장과의 경영권 다툼이 불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단 조 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켜내기 위해서는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사내이사 자리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이 6.52%,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 6.49%, 차녀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6.47%,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5.31%씩 보유하고 있다.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28.94%에 달해 가족 간 이견이 없다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다만 최근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을 겨냥해 자신의 경영 복귀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다.

특수관계인 이외 세력들 중 단일 주주로는 최대 지분율을 보유한 KCGI는 전날 한진칼 주식 지분을 15.98%에서 17.29%로 늘렸으며, 올해 주총 당시 지분율 7.34%로 3대 주주였던 국민연금도 경영권 문제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지분을 4.11%로 축소한 상태지만, 남매간 다툼이 심화된다면 이번 기회에 경영권 박탈에 합세할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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