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韓한 적 없이 옛 황제처럼 '날 알현하라'는 시진핑 주석 결례에 대응 못하는 文정부"
"회담내용은 더 굴욕적...사드 보복 철회 않고 美 미사일배치 문제까지 불만" 中내정간섭 질타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면서 홍콩-신장 위구르 가혹한 인권침해에 말 못한 文대통령"
첫 訪中때 받들던 중국몽 또 거론하며 '한국몽' 갖다붙이고 일대일로 협력 재차 밝힌 文
한국당 "지난 6월 美인도태평양전략 협력 약속하더니 상충문제 어떻게 해결할 거냐"
노영민 '만절필동' 충성맹세 논란, 文 첫 訪中때 혼밥-기자폭행 사건, 中국민에 영상 설인사 등도 재조명

자유한국당이 24일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대중(對中)굴종 논란 행보에 대해 "대한민국의 자주성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뼛속 깊이 박힌 (조선시대의) 중화사대주의를 벗어나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당은 이날 김성원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러다가는 대한민국이 과거 위정척사 사상에 빠져 (쇄국정책과 함께) 청나라만 쳐다보던 과거로 돌아가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2월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2월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성원 대변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위치부터 틀렸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시진핑 주석이 방한한 적이 없었다"며 "예전 중국 황제처럼 '자신을 알현하라'는 외교적 결례에 문재인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담 내용은 더 굴욕적"이라며 "중국은 아직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이 완벽하게 철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배치 문제까지 불만을 표시했다"고 했다.

그는 "게다가 중국 관영언론에 따르면 홍콩과 신장 위구르 등 중국의 가혹한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중국을 지지했다고 한다"며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직접 내정 문제라 말한 게 아니라) '잘 들었다고 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는데, 도긴개긴"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중국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잘 듣고 아무 말도 못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우려'와 '조기 수습'의 입장을 밝혔다"고 대조했다.

김 대변인은 "그리고 문 대통령은 이번 한중정상회담에서 '중국몽'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일대일로에 협력하기로 했다"며 "지난 6월 서울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했을 때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협력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과 미국의 이해가 상충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전날(23일) "'중국의 꿈'이 한국에 기회가 되듯이, '한국의 꿈' 역시 중국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시 주석에게 말해, 중국몽을 베낀 한국몽이라는 어휘를 등장시킨 격이 됐다. 그는 첫 방중 기간이던 지난 2017년 12월15일 중국 베이징대 강연에서 "중국몽이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아시아 모두, 나아가서는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란다"며 중국몽 지지를 노골적으로 표명했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중국과 인근국가 관계를 "'높은 산봉우리'가 주변의 많은 산봉우리와 어울리면서더 높아지는 것과 같다"고 빗대어, 대한민국 대통령이 알아서 소국(小國)을 자칭했다는 점에서 과도한 친중(親中)색채를 드러냈다는 비판을 샀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7년 중국 방문 이틀차인 12월14일 오전 베이징 조어대 인근 한 현지 식당에서 중국 '서민 메뉴'로 알려진 만두(샤오롱바오), 만둣국(훈둔), 꽈배기(요우티아오), 두유(도우지앙)을 주문해 식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7년 중국 방문 이틀차인 12월14일 오전 베이징 조어대 인근 한 현지 식당에서 노영민 당시 주중대사(왼쪽) 등이 배석한 가운데, 중국 '서민 메뉴'로 알려진 만두(샤오롱바오), 만둣국(훈둔), 꽈배기(요우티아오), 두유(도우지앙)을 주문해 식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중국 섬기기 논란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중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중국의 냉대에 '혼밥(혼자 밥 먹기)'을 하고, 중국의 우리나라 기자 폭행 논란에도 항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재조명했다.

또한 노영민 현 청와대 비서실장이 2017년 12월 주중대사로 부임할 때,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주중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시 주석을 만난 뒤 방명록에 "'萬折必東 共創未來(만절필동 공창미래)'·지금까지의 어려움을 뒤로 하고 한중 관계의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라고 적었던 것을 문제 삼았다.

'만절필동'이라는 글귀가 '황허강이 수없이 꺾여 흘러가도 결국은 동쪽으로 흘러간다'는 본래 뜻에서 '천자(天子)를 향한 제후들의 충성'이란 의미로까지 확장됐고,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중화주의적 맥락에서 사용된 데 따른 것이다.

사진 출처=주중국한국대사관
사진 출처=주중국한국대사관

실제로 만절필동은 조선시대에는 명나라에 감사하는 표현으로 선조가 조종암(바위)에 친필 휘호를 남기거나, 명나라 만력제를 기리는 사당 이름으로 사용되는 등 중국을 향한 충성을 의미한 것으로 알려져, 현대 대한민국의 고위공직자가 사용하기에도 외교적으로도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김 대변인은 "속국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표현인데, 주중대사가 부적절한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지금의 대한민국은 과거의 청나라 속국이 아니다. 당당한 자주국가다. 당당한 외교, 당당한 안보확립을 위해 대중 저자세 외교를 지금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지난 2018년 2월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관영 CCTV의 요청에 따라 행한 대(對)중국 국민 설 맞이 인사.(사진=CCTV 영상 캡처)

한편 한국당은 지난해 2월15일 문 대통령이 중국 관영 CCTV의 요구로 중국 국민들에게 영상 설 맞이 인사를 한 데 대해, 나흘 뒤(19일) 공개회의에서 김성태 당시 원내대표가 "국민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하라"며 "사드 보복에 찍 소리 한 번 못하고, (작년 연말 중국 국빈방문 당시) 기자들은 구둣발에 차이고 대통령이 (10번의 끼니 중 8번을) '혼밥'(혼자 밥먹기의 약칭)이나 하는 굴욕을 당하면서도 대통령이 나서서 나라를 조공국가로 되돌리는 행태"라고 대중 굴종 논란을 제기한 바 있다.

김성태 당시 원내대표는 "한-미 간 포괄적 동맹에는 금이 갈 조짐을 보이는 마당"이라며 "극단으로 치닫는 미-북, 한-미 간 마찰에 대통령이 좀 더 신경써야 할 대상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간과하지 말라"고 촉구했는데, 1년 10개월여 지난 현재는 외교 상황이 훨씬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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