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발견되지 않았지만...주택 입구에 대부업체 독촉장-미납고지서 등 쌓여 있어
번개탄 피운 흔적 발견...경찰, 정확한 사망 경위 위해 국과수에 부검 의뢰 예정
지난달에만 3차례 일가족 숨지는 사건 이어 이달 크리스마스 앞둔 비극 발생

과학수사./연합뉴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대구의 한 주택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됐다.

24일 대구 강북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9분쯤 대구 북구 한 주택에서 40대 초반 부모와 중학생 아들 A군(14), 초등학생 딸 B양(11)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집안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다. 그러나 유서는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죽음은 중학생 아들의 담임 교사에 의해 밝혀졌다. 학생이 지난 21일부터 등교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A군의 집을 찾아갔지만 문이 잠겨 있었고 인기척도 없던 것이다. 교사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이들이 생활고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물 입구에는 이들에게 온 대부업체의 독촉장과 세금 미납 고지서 등이 여러 겹 쌓여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만원의 채무를 질 만큼 생활고에 시달렸지만 기초수급생활자는 아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26일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가족의 시신의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 들어서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일가족 동반자살 사건은 3차례 있었다. 인천시 계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달 20일 일가족 3명과 딸 친구 1명이 경제적 어려움에 비관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6일에는 경기도 양주에서 부자(父子)가 주차된 차량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숨졌다. 앞서 3일에는 서울 성북구 다가구 주택에서 네 모녀가 숨진 뒤 한 달여 만에 발견됐다. 모두 생활고를 토로하는 유서를 남긴 채였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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