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2%대로 내려앉히고 소득불평등 심화, 정부 돈(공적이전소득) 의존 국민 절반 만들어
"연말이면, 내년이면 좋아진다"지만 내년 1%성장 추락 가능성 커...문재인 경제 성장정책은 낙제
우리나라 기업들 성격에도 치명적 변화 줘 '당장 달콤하지만 결국 망하는' 곳 만들어
수출국가가 국민 나태의 길로 유혹, '북한 모시기' 위해 동맹국에 적개심 불어넣는 고립 자초도

김정호 객원 칼럼니스트
김정호 객원 칼럼니스트

 정부가 출범한지 2년 7개월. 임기의 절반이 지났다. 지금까지의 경제의 성적을 평가하자면 한마디로 낙제다. 그렇다는 사실을 이미 많은 분들이 ‘체감’하고 있겠지만 이 글에서는 객관적 지표를 보여드리려고 한다.

경제의 성과에 대한 평가에는 대개 성장과 분배 두 가지 잣대가 사용된다. 문재인 경제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보자. 우선 경제 성장률이다. 아래의 그림은 2012년부터 분기별 성장률을 보여준다. 이명박정부 기간은 회색, 박근혜 정부 기간은 파란색, 문재인 정부 기간은 분홍색으로 표시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 성장률은 평균 3.2%였다. 문재인 정부는 2.9%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추락을 거듭해서 2%로 내려 앉았다. 그나마 초반부가 높아서 평균을 내면 2.5%다. 연말이면 좋아진다, 내년이면 좋아진다며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결국 이 지경이 되어 버렸다. 내년에는 1%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경제의 성장정책은 낙제다.

이번에는 분배 지표를 보자.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가구 소득 ‘5분위 배율’이다. 이 지표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겠다. 우리나라 모든 가구를 소득을 기준으로 5등분 한다. 최저소득층을 1분위, 최고 소득층을 5분위라고 부른다. 5분위배율이란 최고소득가구 즉 5분위 가구의 평균소득을 최저소득가구 즉 1분위 가구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쉽게 말해서 최고소득층 1000만명의 소득이 최저소득층 1000만명의 소득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아래의 그래프는 ‘5분위 배율’을 보여준다. 박근혜 정부 때는 5분위 배율은 평균 4.72였었다. 4.7 정도를 중심으로 오르내렸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오자마자 5.9로 뛰더니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평균은 5.38이다. 박근혜 정부 때보다 소득불평등이 심해졌음을 뜻한다.

분배지표가 악화된 이유는 저소득층 소득이 줄었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리겠다며 밀어 붙인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이다. 결국 문재인 경제는 성장도 낙제, 분배도 낙제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추세를 되돌리기가 어려워져 간다는 것이다. 국민과 기업의 가치관, 태도, 사회 분위기가 변질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국민이 의존적으로 변해 가고 있다. 땀 흘려 일하는 대신 쉽게 나라 돈 받아서 사는 걸 당연히 여기는 국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의 그래프는 공적이전소득, 즉 정부 돈을 받는 국민의 비율이다. 2017년까지 36% 수준이던 것이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 급격히 그 숫자가 늘어서 2019년에는 45%를 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50% 넘어설 것 같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공짜에 길들여지는 것이다. 스스로 일하기보다 공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경제가 추락한다는 것은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이 정부는 국민을 무책임과 나태의 길로 끌어들이고 있다.

둘째, 기업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 경영권은 약화되는 반면 노동자의 목소리는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한국노총 지부가 생겨나고 삼성그룹의 임원들이 노조방해 행위로 유죄판결을 받고 있는 것은 그런 추세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제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연봉은 많이 주면서 일하기는 편한 곳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당장은 달콤하지만 결국 망하는 길이다.

잘 되려면 기업들이 끊임없이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원가를 낮춰야 한다. 그것은 고통스러운 과정이어서 노동자들은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 경영권이 약해진 기업들은 노동자들에게 힘든 일을 시키기 어려워진다. 직장이 노동자들에게 편한 쉼터가 되어가는 사이에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의 경쟁력은 추락해 갈 것이다. 이런 변화는 한국인들의 태도와 가치관이 변질되는 것이어서 정책 몇 개를 바꾼다고 되돌려지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 치명적 변화의 주역이다.

셋째는 외국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가 배타적이 되는 현상이다. 최근에 가수 성시경씨가 오사카의 한 식당에서 먹은 음식을 SNS에 올렸다가 매국노라는 비난까지 받아야 했다. 부랴부랴 사진을 내리고 사과성명까지 내고서야 마무리되었다. 이 사건은 보통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낸 것이지만 나는 이런 감정이 일본에만 국한되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북한과 가까워질수록 북한과 가깝지 않은 모든 나라들을 향해 적개심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

쿠바의 카스트로를 형님으로 모시면서 베네수엘라가 세계로부터 고립되었다. 이제 베네수엘라와 교류하는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벨라루스 같은 전체주의 독재 국가들뿐이다. 한국도 북한을 모시다 보면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이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여서 세계와 긴밀한 관계가 필수적이다. 특히 시장경제 국가들과 가까워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 한 몸이 되기 위해 전통적인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악화시켜왔다. 일본과 경제전쟁 상태를 초래하고 미국과도 서먹해 지고 있다. 문재인을 지지하는 국민들도 덩달아 그렇게 되고 있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가 정신은 고립주의를 향하고 있으니 경제도 고립될 날이 멀지 않다.

이렇다. 문재인 경제는 성장과 분배 두 가지 잣대 모두에서 낙제점이다. 더욱 치명적인 잘못은 국민의 태도와 가치관을 타락시키는 것이다. 국민을 무책임과 나태의 길로 유혹하고 전통적 동맹 국가에 대한 적개심을 불고 있다. 치열해야 하는 일터를 편안한 쉼터로 바꾸어 놓고 있다. 이제 임기의 절반을 지났을 뿐인데 벌써 이 지경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복원이 어려워진다. 더 늦기 전에 깨어 있는 국민이 나서야 한다.

김정호 객원 칼럼니스트(서강대 겸임교수, 前연세대 특임교수, 김정호의 경제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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