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상공서 지상 30cm 물체도 식별 가능, 작전반경 3000km, 감시범위 한반도 밖까지...
구매결정 8년 만에 첫 완성품 인수...내년 5월까지 2~4호기 추가도입, 총 8800억원 소요
글로벌호크 도입 직접 홍보나 인수장면 공개 않는다는 공군...文정권 北눈치보기 연장선 의혹
공군, 글로벌호크 도입사업 종료 이후 내년 중고도 무인기(MUAV) 추가 도입도 계획 중

미국에서 제작돼 공군이 운용하는 고(高)고도 무인정찰기(HUAS) 글로벌호크(RQ-4) 1대(1호기)가 23일 경남 사천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글로벌호크는 1호기는 이날 오전 5시8분쯤 경남 사천지역 후방 공군부대 활주로에 착륙했다. 'US Air Force'(미국 공군)라고 찍혀 있는 글로벌호크는 착륙 직후 우리 측 공군 요원들에 의해 격납고로 이동했다.

한국에 인도된 이후에는 우리 공군으로 인식할 수 있는 마크를 도장해 사용하게 된다. 글로벌호크 도입을 계기로 공군의 감시 범위가 북한 전역은 물론 한반도 밖 일부 지역까지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호크 1호기는 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자 2011년 3월 정부 간 계약방식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미국에서 구매하기로 공식 결정한 지 8년 만에 완성품으로서 한국에 첫 도착한 것이다.

제작사인 노스럽 그루먼사가 공개한 글로벌 호크의 이미지.(사진=연합뉴스)
제작사인 노스럽 그루먼사가 공개한 글로벌 호크의 이미지.(사진=연합뉴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30c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급의 무인정찰기다. 

1회 비행시 38~42시간 작전을 할 수 있다. 작전반경은 3000㎞에 달해, 이 정찰기 운용으로 군 당국은 미군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온 북한 내륙의 영상정보도 독자 수집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군은 백두산 인근까지 통신 감청 능력은 있지만, 영상 정보는 평양에서 한참 아래 지역까지만 수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호크는 주야간은 물론 악천후 기상에서도 지상을 감시할 수 있는 특수 고성능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지상에서 각종 미사일을 탑재하고 이동하는 이동식발사차량(TEL)은 글로벌호크의 감시망에 포착된다.

오는 2023년까지 군 정찰위성 5기까지 전력화되면 감시·정찰 능력은 더욱 배가될 전망이다.

공군은 글로벌호크를 원활히 운용하고자 후방에 이·착륙기지를, 전방에 임무 통제기지를 각각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방 이·착륙기지에서 전방지역으로 비행하면 전방의 임무 통제기지에 있는 조종사들이 통제권을 넘겨받아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제원은 날개 길이 35.4m, 전장 14.5m, 높이 4.6m, 최대 순항속도 250㎞/h, 중량 1만1600㎏ 등으로, 무인기의 날개가 길어 서서히 편서풍을 타면서 임무 고도에 이르려면 후방기지에서 이륙해야 용이하다고 한다.

임무 통제기지 조종사들은 편조별로 주야간 교대로 임무에 투입돼 거의 24시간 감시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조종사들은 미국 공군의 무인기 운용기지에서 작전 운용 경험을 쌓았다.

미국은 주일미군에 배치된 글로벌호크를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 시켜 대북 감시 비행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 남부 5만2000피트(15.8㎞) 상공에서 작전 비행한 것이 이례적으로 민간 항공기 추적사이트에 포착된 바 있다.

공군은 이달 1호기를 시작으로 내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2~4호기까지 도입하고 글로벌호크의 영상판독 처리체계 등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조종사 8명, 센서통제사 4명, 정비사 16명 등에 대한 국내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글로벌호크 4대 도입에만 8800억원 예산을 투입했다.

그래픽=연합뉴스

다만 군 당국은 이번 글로벌호크의 한국 도입을 직접 홍보하거나 인수 장면을 따로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전략자산 도입에 있어 은밀성이 필요하다'는 견해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으나, 문재인 정권의 '북한 눈치보기' 기조가 반영된 결과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 안팎에서는 국군의 전략자산인 F-35A 스텔스 전투기도 국군의 날(10월1일)과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를 계기로 대중에게 공개된 바 있고, 노무현 정부 때 도입 필요성이 처음 제기돼 이후 정부에서 구매 결정된 글로벌호크를 굳이 공개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공군은 글로벌호크 도입 사업이 종료되면 2020년대 초반에 중고도 무인기(MUAV) 여러 대를 추가로 국내에서 도입할 계획이다.

MUAV는 10∼12㎞ 상공에서 지상의 목표물을 정찰하는 무인기를 말한다. 탑재되는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100여㎞에 달한다. 중고도 무인기 운용을 위한 새로운 기지시설을 구축하는 선행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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