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으로 집값 오를 것이라 판단한 외국인들이 서울 주택 사들여"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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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이 상승하는 가운데, 최근 외국인들의 한국 부동산 매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중국인들의 부동산 매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회 국통교통위원회 소속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한국감정원에서 제출받은 '서울시 외국인 주택매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서울 주택을 매수한 외국인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넘어섰으며, 올해 8월까지 미국인이 서울 190채(18.77%)를 사들일 때 중국인은 619채(61.16%)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중국인은 722채(32.49%)를 매수해 미국인이 사들인 631채(28.39%)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이 비율이 최근 들어 급격히 벌어진 것이다. 

자치구별로는 서울 금천구와 구로구, 영등포구, 중구 등에서 중국인의 비중이 높았다. 올해 초부터 8월까지 외국인이 매수한 금천구 주택은 총 154채인데, 이 중 중국인이 산 주택은 88채로 97.77%를 차지했다. 구로구에서는 같은기간 외국인이 산 154채 중 146채(94.80%)를 중국인이 샀다. 영등포와 중구는 외국인이 매입한 주택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73.17%, 61.90%로 조사됐다.

외국인들의 서울 주택 매입은 증가하는 추세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신고된 서울 주택 매매 1만4145건 가운데 매수인 주소가 서울이 아닌 경우는 3407건으로 전체의 24.08%를 차지해 전월 대비 749건 늘어났다.

외지인이 서울 부동산을 사들이는 이유는 서울 집값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의 중위가격은 6억5718만원으로 2016년 11월(5억866만원)과 비교해 3년 만에 약 1억500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아파트 가격은 더 가파르게 상승하며 5억9674만원에서 8억8013만원으로 약 3억원 뛰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정부가 규제할수록 집값이 상승하고, 향후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으면 집값이 또다시 오를 것으로 판단한 외지인들이 서울 주택을 매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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