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민주 양당 소속 美 상원의원들 모여 트럼프 美 대통령에 ‘국방수권법’(NDAA) 서명 촉구
북한과 거래하거나 대북 거래를 도운 개인 또는 기관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신규 계좌 개설을 제한...‘웜비어법’ NDAA 담겨
프레드 웜비어 씨 “내 아들 죽인 北 책임 묻기 위해 전 세계 北 자산 찾아내 회수하겠다” 분노의 일갈, 실천으로 옮겨

지난 11월22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주최로 열린 ‘납북·억류 피해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웜비어 씨 부부.(사진=연합뉴스)

“북한 정권이 자행한 광범위한 인권 유린의 책임을 묻기 위해, 전 세계에 있는 북한의 자산을 찾아내 회수하는 것이 내의 임무다.”

북한에 갔다가 1년 이상 억류된 채 고문을 받고, 그 여파로 사망하게 된 故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 프레디 웜비어 씨의 말은 허언으로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지난 17일 미국 의회가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가결한 가운데, 故 오토 웜비어 씨의 부모 프레드·신디 웜비어 부부를 포함, 일부 미국 상원 의원들은 북한과 거래하는 금융기관에 대한 신규 제재가 담긴 NADD의 조속한 승인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미국 USA투데이, 더힐, ABC방송 등에 따르면, 내년도 미국의 국방예산의 틀을 정하는 기본 법안인 NADD가 미국 상원에서 지난 17일 가결된 가운데, 미국 현지시간으로 18일, 일부 미국 상원의원들이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에 모여 트럼프 대통령이 ‘오토 웜비어 북한 핵 제재 및 이행 법안’(이하 ‘웜비어법’)이 담긴 2020회계연도 NDAA를 조속히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웜비어법’은 북한의 금융 거래를 돕는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 의무화를 골자로 한다. 북한과 거래하거나 대북 거래를 도운 개인 또는 기관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신규 계좌 개설을 제한한다는 내용으로 하고 있어, 북한을 뒤에서 돕고 있는 중국 소재의 금융기관들이 주로 제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는 故 오토 웜비어 씨의 부모 프레드·신디 웜비어 부부 외에도, 민주당의 셰로드 브라운, 크리스 반 홀렌 상원의원, 공화당의 롭 포트먼, 팻 툼니 상원의원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1년 이상 억류된 가운데 받은 고문으로 사망에 이른 故 오토 웜비어 씨의 생전 모습.(사진=로이터)

민주당의 반 홀렌 상원의원은 “우리는 (북한이) 진지한 협상을 할 수 있도록 경제적 압박을 추가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으로 북한 도발에 대응하겠다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여기 모였다”고 했다. 공화당 소속 툼니 의원은 “(북한의) 행동에 면제를 받을 만한 매우 실질적인 변화가 있지 않다면 (제제가) 실제로 부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북 제재가 확실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책임지고 감독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반 홀렌 의원은 “‘웜비어법’이 발효되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들이 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트먼 의원은 “제재 부과를 강조하는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신뢰한다”고 주장했다. 포트먼 의원은 또 “사실상 북한이 웜비어 씨를 살해했다”며, “웜비어 씨가 살아있었다면 그 역시 이 법안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주장을 펼쳤다. 브라운 의원은 “프레드 씨와 신디 씨가 공화당원인지 민주당원인지는 모르지만 이들이 그들의 아들과 이 나라를 사랑한다는 건 분명하다”며 “아들 웜비어 씨의 사망 이후 매 순간 이들이 기울여온 헌신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故 오토 웜비어 씨의 모친 신디는 “나쁜 합의를 하지 말라”, “그들(북한)이 하는 말을 믿지 말라”,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북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을 향해서는 “당신들이 아들을 절대 잊지 못하게 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부친 프레드는 “이 법안은 북한이 일정 수준 관여하도록 강요할 수단을 추가로 제공하기 때문에 우리의 노력에 매우 중요하다”며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월22일 한국을 찾은 웜비어 씨 부부는 청와대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청와대 측이 웜비어 씨 부부의 요청을 회피하는 바람이 면담이 무산된 바 있다. 대신 이들 부부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청와대 앞 단식 농성 현장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를) 안 만나줬지만, 제1야당 대표(황교안)는 북한 인권에 큰 관심이 있다”고 한 바 있다.

황 대표와의 만남에 앞서서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주최로 열린 ‘납북·억류 피해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웜비어 씨 부부는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고 그를 인도주의자로 생각했었다”, “(문재인 정부가) 핵무기 때문에 북한 인권을 논하지 않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살해해도 괜찮다’는 것과 같다”며 “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피해자들을) 돕지 않는지 물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