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말 靑대변인 내정 단계서 '전북 군산 출신'으로 급전환...4.15 총선 출마로까지 이어져
"靑 떠난 후 힘든 처지...고향 분들 뵙고 용기 얻어, 군산시민만이 저를 일으켜세워줄 수 있어"
2011년 7월4일 한겨레 사회부장 칼럼 "왜관서 태어나 어린 시절 보내...고향은 '금모래 빛'"
스포츠의학박사→단골마사지센터장 둔갑 질낮은 보도로 국정농단설 확산, 文정권 출범 공신
靑 2기 대변인 발탁 14개월 만에 흑석동 재개발 딱지 투기의혹으로 낙마, 의혹 해소는 아직
靑 나온 뒤 출마선언으로 "文정부 개혁 완성 위해 투신" "대통령 지켜야 한다" 親文 피력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12월19일 전북 군산시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스포츠의학 박사를 단골 마사지 업소 사장으로 둔갑시킨 '질 낮은' 국정농단설 증폭 보도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여론 조성에 기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입'에까지 발탁됐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19일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내년 4.15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의겸 전 대변인은 이날 군산시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 완성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겠다,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해 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면서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대변인은 또 "검찰·야당·보수언론의 공격이 그 한계를 넘어선지 오래"라면서 "역사의 물결을 거꾸로 되돌리려는 위험한 반작용을 막고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산 경제와 관련해선 "위기를 극복할 추진력이 필요하고 아무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는 못한다"며 '힘 있는 사람'을 자칭했다. 그러면서 "대변인으로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했던 경험, 당과 정부의 주요인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던 인연들을 살리고 싶다"고 했다.

김 전 대변인은 임명된 지 14개월 만인 지난 3월29일, 공직자 정기 재산 변동 신고로 '흑석동 재개발 딱지 올인'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 이틀 만에 사퇴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27억7000만원(취득세 2억원 포함)에 매입했던 흑석동 건물을 이달 5일 34억5000만원에 매각해 7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봤다. 양도세, 중개수수료 등 각종 세금과 비용을 제하면 3~4억원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전 대변인은 매각 나흘 전(1일) 매각 후 차액을 전액 기부한 뒤 내역을 공개한다고 공약했지만, 선출직을 도모하는 입장에서 어차피 피할 수 없는 행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그의 친동생이 흑석동 건물 매입 전날 같은 동네의 재개발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난 터다. 아울러 김 전 대변인이 건물을 매각하고 나서야 16일 국토교통부가 흑석동을 포함한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지역을 발표하면서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 의혹은 재차 확산되는 중이다.

이와 관련 김 전 대변인은 "청와대를 떠난 후 외롭고 힘든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어머니 같은 고향 분들을 뵙고 새로운 용기를 얻었다, 군산 시민만이 저를 다시 일으켜세워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 7월4일자 김의겸 당시 한겨레 사회부장의 '편집국에서' 기명칼럼.

하지만 김 전 대변인이 이처럼 군산을 고향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청와대 대변인 내정 단계에서 불거졌던 논란이 재차 불거질 전망이다.

지난해 1월말 내정 당시 청와대는 김 전 대변인을 '전북 군산 출신으로 군산 제일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나와 진보적인 매체인 한겨레신문사에 1990년 입사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김 전 대변인은 경북 칠곡이 출생지로서 고향(故鄕)의 사전적 의미(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다. 그는 한겨레 사회부장일 때 2011년 7월4일자로 <서글픈 내 고향 왜관>이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을 쓴 바도 있다. 40년 만에 찾은 고향의 '경관 훼손' 등에 북한발(發) 6.25 남침전쟁 초기인 1950년 8월 미군이 왜관 철교를 폭파한 것을 결부시켜 부정적인 인식을 각인시키는 내용이었다.

김 전 대변인은 칼럼에서 "난, 집 문을 나서면 바로 낙동강 백사장이 펼쳐지는 왜관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나에게 고향은 '금모래 빛'이다"라고 썼었다. 하지만 불과 7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18년 2월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되면서는 '군산이 고향'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했고, 올해 말에 들어서는 '고향 군산에서 출마한다'는 발표까지 한 셈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