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엽, 음주운전-불법 사외이사 겸직-임금 체불 등 논란 불거져 2017년 장관 지명 32일만에 자진 사퇴
당시 文에 우호적인 유인태 現국회 사무총장조차 "文 민정수석 시절이었으면 잘렸을 사람"이라고 비판할 정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는 지난 대선 당시 '文지지' 선언 했던 여성 수영 스타 출신 최윤희 임명
결혼한 뒤로는 사회 활동 크게 알려지지 않아...그런데도 불구하고, 文은 그를 중앙 정부부처 차관으로 '깜짝' 발탁
여론, 文의 조대엽-최윤희 임명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한 네티즌 "文정권은 참 더럽고 고집만 세다"

조대엽 신임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左), 최윤희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사진=연합뉴스)
조대엽 신임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左), 최윤희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차관급)에 조대엽(59)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을 임명했다. 조대엽 신임 위원장은 지난 2017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각종 논란에 휩싸여 낙마한 인물이다. 장관 낙마자를 청문회가 필요 없는 차관급 자리에 기용한 것이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편협하기 그지없는 인사 철학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자기 사람이라면 그 어떤 흠결이 있어도 쓰고야 말겠다는 '막 나가는 고집'이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조 위원장은 2017년 문재인 정권 첫 조각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에 내정됐지만, 음주운전을 둘러싼 허위 해명 의혹과 사외이사를 맡았던 한국여론방송의 임금체불 논란 등으로 지명 32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조 위원장은 과거 학생들에게 반말로 고성을 질러 고려대 총학생회가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적도 있었다.

조 위원장은 2017년 6월 11일 장관 지명 발표 때부터 음주운전 사실을 스스로 고백했다. 그러나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와 언론의 검증을 거치면서 사외이사로 경영에 관여한 회사가 임금 체불 등 근로기준법을 여러 차례 어긴 것으로 밝혀졌고, 야당은 노동 관련 법률을 위반한 사람이 고용노동부 장관을 맡는 게 말이 되냐며 청문 보고서 채택에 응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조 위원장은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성 시비에도 휘말렸다. 조 위원장은 음주운전 전력에 대해서도 고려대 교수 감금 사건으로 출교 조치 당한 학생들과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학생들이 조 후보자와 술을 마신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거짓 해명 논란이 불거졌다. 고려대 교수 재직 시절 한국여론방송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주식을 보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역시 "사외이사 등재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사외이사등기·증자·특허출원 등 일련의 회사 업무 과정에서 조 후보자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이 여러 차례 제출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됐다. 문 대통령에 우호적인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유인태 현 국회 사무총장이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민정수석 시절이었으면 잘렸을 사람"이라고 비판할 정도로 조 위원장은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는 '문제의 인물' 인 것이다.

야당에선 문 대통령의 조 위원장 임명을 두고 "전형적인 묻지마 보은 인사이자 오기 인사"라고 일침을 가했다. 조 위원장이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담쟁이포럼'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선 문재인 후보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부소장을 맡아 실무를 책임지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는 '아시아의 인어'로 불렸던 여성 수영 스타 출신 최윤희(52)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다만 최윤희 신임 차관이 지난 대선 당시 체육인 2000여 명과 함께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을 했던 사실 때문에 다소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최 차관은 15세였던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여자 배영 100m와 200m, 개인혼영 200m에서 모두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해 3관왕을 차지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4년 뒤인 1986년 서울 대회에서도 배영 100m와 200m에서 역시 아시아 신기록으로 우승해 아시안게임에서만 금메달 5개를 획득했다.

현역 선수 시절 지금의 김연아 선수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던 최 차관은 1986년 은퇴 후 수영코치와 방송 수영경기 해설자로 활동하기는 했지만 가수 유현상씨와 결혼한 뒤로는 사회 활동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그를 중앙 정부부처 차관으로 '깜짝' 발탁한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에는 정병선 과기부 국립중앙과학관장을, 2차관에는 장석영 과기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을 각각 발탁했다.

여론은 문 대통령의 조 위원장, 최 차관 임명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음주운전 결격사유로 장관이 못되니 차관이라도 꽂아주는 정부"라며 "이게 적폐 청산 부르짖던 깨끗하고 공정한 정부냐?"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문재인 정권은 참 더럽고, 고집만 센 역대급 '인사 폭망' 정권"이라고 개탄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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