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본회의에서 트럼프 탄핵소추안 가결...앤드루 존슨, 빌 클린턴에 이어 세 번째로 탄핵대상
두 가지 탄핵사유 모두 찬성 다수...‘권력남용’은 찬성 230표 대 반대 197표, ‘의회방해’는 찬성 229표 대 반대 198표
상원서 2/3 찬성 얻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파면돼...상원, 여당인 공화당 다수 점해 실질적으로 탄핵 어렵다는 전망 우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미국 하원(下院)은 18일 오후(미국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미국 하원은 ‘권력남용’과 ‘의회방해’를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들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3번째로 탄핵 대상에 오른 미국 대통령이 됐다.

18일 오전(미국 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심의한 미국 하원은 이날 오후 찬성 다수로 탄핵소추안을 최종 의결했다. 탄핵결의가 의결되기까지는 장장 8시간이 걸렸다. 지난 9월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개시를 표명한 이래 4개월여만이며 빌 클린터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의결 이래 21년여만이다.

이날 오전 8시 개회된 본회의에서는 여당인 공화당과 최대 야당인 민주당 사이의 격렬한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별 없는 행동으로 탄핵에 이르게 된 점은 슬프지만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는 평을 내놓았고, 캘리포니아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정보특별위원장은 “오늘의 행동을 당신들이 후회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공화당 측을 도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소속의 윌 허드 의원은 “나라를 분열시키는 과정이 졸속 처리되는 것을 보았다”며 “탄핵을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이용한 나쁜 전례가 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대상으로 한 탄핵의결안 본회의 심의와 관련해 “급진 좌파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의 거짓말이며 미국과 공화당에 대한 공격”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미국 하원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한 의혹(권력남용) ▲해당 의혹을 둘러싼 의회의 조사를 방해한 점(의회방해)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권력남용’은 찬성 230표 대 반대 197표, ‘의회방해’는 찬성 229표 대 반대 198표로, 두 사유 모두 찬성표가 다수였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은 지난 8월 제기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우크라이나 의혹’으로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관련 주요 일지 및 향후 일정.(정리=박순종 기자)

‘우크라이나 의혹’이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부당한 권력 행사를 했다며 지난 8월 민주당 측이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남용 의혹’ 사건을 말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 그의 차남 헌터 바이든 부자(父子)가 우크라이나에서 어떤 활동을 해 왔는지 내사를 요청했다. 이 사실이 지난 8월 폭로되자 민주당은 강력 반발한 것이다.

이제 공은 내년 1월 시작되는 미국 상원으로 넘어갔다. 미국 상원에서 출석 의원의 2/3 이상의 찬성을 얻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파면된다. 그러나 미국 최대 야당인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과는 달리 상원은 여당인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에 처해지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미 하원에서의 탄핵소추안 의결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탄핵결의 대상이 된 역사상 3번째 미국 대통령이 됐다.

첫 번째 탄핵 대상이 된 미국 대통령은 앤드루 존슨(1808~1875)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의 가난한 가정 출신으로 학교를 다닌 적 없는 유일한 대통령이기도 한 존슨 전(前) 대통령은 그 유명한 에이브러햄 링컨이 암살당하는 사태를 맞아 대통령 직을 승계해 제1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인물이다. 미국의 ‘남북전쟁’ 중 그가 보인 ‘아메리카남부연합’에 대한 관대한 태도로 에드윈 스탠턴 당시 미국 육군성장관과의 불화가 원인이 돼 1868년 탄핵이 결의됐으나 부결됐다.

두 번째 탄핵 대상에 오른 이는 빌 클린턴 제42대 미국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 1998년 12월 그의 성추문과 관련된 ‘르윈스키 스캔들’을 둘러싸고 ‘위증’(僞證)과 ‘사법방해’의 두 가지 사유로 ‘탄핵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당시 여당인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상원에서 당시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지난 1999년 2월 부결됐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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