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파업 불참자-前 정권 시절 임원 등 '적폐'로 낙인 찍고 중징계 남발해 파문

취임 이후 약 2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논란이 일고 있는 최승호 MBC 사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다.

최 사장은 18일 MBC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연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결심을 밝히는 게 다소 이르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새 리더십을 위한 경쟁이 더욱 활력 있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생각을 밝히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MBC가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며 "지난 2년간 여러분과 MBC 적폐를 청산하고 재건하기 위해 노력했다. 청산은 이뤄졌지만, 콘텐츠를 재건하는 것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취임 당시부터 비(非)언론노조원, 2017년 총파업 불참자, 전(前) 정권 시절의 임원 등 현 경영진과 생각이 다른 구성원들을 소위 '적폐'로 낙인 찍고 중징계를 남발해 파문이 일었다.

지난해 8월 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은 MBC 앵커 당시 퇴사 직전까지 업무에서 배제된 채 조명기구 창고에서 대기상태로 지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 위원장은 "안타깝게도 (파업)이후 저는 인격적으로 몹시 모독감을 느낄만한 각종 음해와 공격을 계속 받아왔고, 약 석 달 전 정식 통보도 받지 못한 채 8년 가까이 진행해 온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해야 했다"며 "그 뒤 모든 업무에서 배제된 채 회사 모처의 조명기구 창고에서 대기 상태로 지내왔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최승호 사장은 보도국 국·부장단 전원 보직을 해임하고 민노총 언론노조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들로 그 자리를 채우며, 파업 불참 인사 80명에 대해 부당한 인사발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퇴사 직전까지 머무르던 MBC 사무공간.
배현진 전 앵커가 퇴사 직전까지 머무르던 MBC 사무공간. '조명UPS실'이라는 정식 팻말이 붙어있는 채 문에는 A4용지에 '보도본부 사무실'이라고 쓰여있다.

최 사장은 "새로운 리더십과 함께 여러분이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반드시 '콘텐츠 왕국 MBC'를 재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새 리더십이 구축될 때까지 조직을 안정되게 유지하고 콘텐츠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14일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이사장 김상균)에서는 최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논의됐다. 김도인 이사는 최승호 사장에 대해 ▲대규모 영업적자 기록 및 적자 개선 의지 및 능력 부족 ▲정파적 편향성으로 인한 공영방송의 공적 책임 소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중심의 '편 가르기' 경영 등을 지적했다.

최 사장은 MBC PD 출신으로 좌파성향 언론 뉴스타파 프로듀서로 활동하다 2017년 12월부터 MBC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왔다. 최 사장 임기는 이전에 해임된 김장겸 전 사장의 잔여임기인 내년 방송문화진흥회 주주총회 때까지다.

MBC 대주주인 방문진은 아직 차기 사장 모집 일정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상태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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