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비공개 의총서 의원들에 "우린 똘똘 뭉쳐 싸우고 있나?" 다그치며..."총선 150석 못하면 제가 책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2월1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2월1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국회 안팎을 가리지 않고 '범(汎)여권 패스트트랙 2대 악법' 저지 투쟁을 강화하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현 집권세력을 처음으로 "극좌(極左)"로 표현하며 폭정 저지 의지를 다졌다. 대내 강경발언을 아끼지 않으면서 투쟁 분위기 다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18일 복수 언론에 따르면 황교안 대표는 전날(17일) 오후 늦게 국회에서 열린 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여당이 우리를 극우(極右)로 부른다. 우리는 그들을 극좌로 부르자"며 "반드시 힘을 합해서 극좌 세력의 무도한 폭거를 막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對)좌파세력 투쟁에 있어, 여태까지 당에서 무감각하게 대응해 온 '용어 전쟁'에서부터 밀리지 말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우리가 살기 위해선 똘똘 뭉쳐서 싸워야 하는데 그렇게 하고 있느냐"며 의원들을 다그쳤다고도 한다. 그는 우파 유튜버들의 미디어 여론전, 시민사회단체들의 장외투쟁 등을 본받을 사례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우리를 지지하는 국민보다 우리가 더 열심히 투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느냐"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을 때 거기 찾아온 국민 중에는 '한국당 의원들은 다 어디 갔느냐'고 소리치는 분들도 있었다"고도 했다. 

황 대표는 이어 "제가 '의원들은 바쁘다'고 답했다"며 "어떤 사람은 나가서 가진 역량의 100%를 써서 싸우고 있는데, 뒤에서 70%만 쓰고 힘을 다하지 못한다면 똘똘 뭉쳤다고 할 수 없다"고 충고했다.

나아가 그는 "지금 한국당이 나라를 살리겠다는 절절함이 없다고 보는 분들이 많다. 집회하는 분들은 매우 절절한 상황"이라며 "당이 내린 결론에 대해 똘똘 뭉쳐서 다른 말 없이 싸워야 이길 수 있다"고 '군기 잡기' 성격의 발언도 했다.

지난 12월13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황교안 당대표가 참석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제공)

또 황 대표는 이번 의총에서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이겨야 하고, 의석 절반(150석)을 넘어야 한다. 못 넘으면 제가 책임지겠다"며 "지역구가 살아도 당이 죽으면, 그런 지역에서 국회의원 하기는 싫지 않겠는가"라고 쓴소리도 했다. 

단순 지역구 챙기기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중앙정치 및 장외 투쟁에도 적극 동참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총선 공천관리위원장 국민추천을 받기로 한 데 대해 "공관위원장을 국민에게 추천받는 것에 대해 사무총장부터 걱정이 태산인데, 공관위원장을 (당 대표가) 임명하지 않고 추천을 받아서 한다는 게 변화의 메시지"라며 "'대표가 정치를 몰라서 그런다'는 말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불만이 있으면 와서 얘기하시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개발언 도중 "내가 더 열심히 하자고 말하는 이 순간에도 조는 의원이 있다"고 농담조로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따라 웃는 의원들은 없었다고 한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군기 잡기' 또는 '결기'로 느꼈다는 반응이 나온다.

황 대표는 회의를 끝내면서 "솔직하게 말하느라 격해졌다. 대표가 정치를 모른다고 하는데, 정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와서 이야기해달라"고도 했다.

한편 황 대표가 자신의 발언 도중 조는 참석자를 지적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7월에도 비공개 의총에서 "지금 조는 분이 여기 있다"며 "곤란한 일"이라고 말한 적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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