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3일 "지금의 한미동맹에 자신" 트윗...하루 전 靑NSC, 美 호르무즈 해협 파병요청-한반도 안보 논의
해당 트윗 이전 마지막 글(9월19일자)도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의 조찬..."고향사람 만난 듯" 친근감 피력
'韓日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철회 촉구'차 11월15일 에스퍼 美국방장관 文대통령 만날 땐 배석 안 한 김현종
'미 정부-軍과 껄끄러운 듯' 외교가 안팎 우려 불식 차원서 '관계 이상無' 트위터 어필했다는 관측 나와

'자주파 민족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아온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의 가장 최근 게시물 2건을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과의 만남을 소개한 글로 채웠다. 김현종 2차장은 전날(13일) 트위터를 통해 "오늘 에이브럼스(Abrams) 사령관과 와이들리(Weidley) 해병대 장군(소장)을 다시 만나 최근 한반도 정세, 방위비분담 등 한미 동맹 현안 등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어 "100분을 넘겨 계속된 이번 에이브럼스 사령관과의 면담을 통해 지금의 한미동맹이라면 어떠한 난제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점을 자신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면담에 배석한 토마스 와이들리 소장은 일본에 주둔 중인 미국 제1해병항공단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후 주한미군에서 근무 중이다.

사진=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 트위터 캡처

청와대는 김 2차장과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면담 하루 전인 지난 12일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함께 하라는 미국 측의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NSC는 상임위 직후 보도자료에서 "상임위원들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했다.

NSC는 우리 참모 장교 1명을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지휘통제부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단계적 파병'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지난 몇달간 문재인 정권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포괄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시도와 친북(親北) 메시지 반복, 주한미군 방위비 대폭인상 협상 파열음으로 한미 양국 관계가 경색되고, 현 정권이 북한 비핵화 문제를 통째로 떠넘긴 미·북 대화도 북한 정권의 무력도발이 계속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한미 양국관계의 극적인 개선을 위해 호르무즈 파병 참여 수위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TV 12월13일자 보도화면 캡처
사진=연합뉴스TV 12월13일자 보도화면 캡처

NSC는 실제로 "최근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조기에 재개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4차 회의 결과를 보고 받고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고도 상임위 직후 자료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NSC 상임위 멤버인 김 2차장이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이런 문제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13일 트위터 글은 본인이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라는 외교가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동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한일 지소미아 복원 촉구 차원에서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일행을 접견했을 때 청와대의 대미(對美) 창구 격인 김 2차장은 배석하지 않아 우려 섞인 관측을 낳았었다.

이번 트위터 글에 앞서 김 2차장은 지난 9월19일에도 에이브럼스 사령관과의 조찬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김 차장은 "오늘 에이브럼스 주한미사령관과 만나 조찬을 함께 하면서 동북아 지역 전략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을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저희 둘다 NFL(미 프로 풋볼) Redskins(레드스킨스) 팬이고,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 바로 옆동네인 Agawam(아가왐)이 사령관 부친의 출생지여서 마치 고향 사람을 만난 듯 편했다"고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사진=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 트위터 캡처

한편 그보다 하루 전(9월18일) 김 2차장은 트위터에 "외교안보라인 간 이견에 대한 우려들이 있는데, 제 덕이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제 자신을 더욱 낮추고 열심히 하겠다"고 썼다.

이는 직제상 차관급인 김 2차장이 현직 장관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지난 4월 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당시 언쟁을 벌인 사실이 8월 드러나 구설에 오르자 논란 해소 차원에서 올린 사과글이었다. 하지만 사과 글에는 강경화 장관을 거론하지 않아 '반쪽 짜리'라는 지적이 나왔다.

갈등 당시 김 2차장은 외교부에서 작성한 문건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며 담당자를 소리 높여 질책했는데, 강 장관이 '우리 직원에게 소리치지 말라'는 취지로 주의를 주자  "It's my style(이게 내 방식이다)"이라고 맞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권 전신 격인 노무현 정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뒤 '문재인 청와대' 안보실로 재발탁된 것에 더불어, 김 2차장이 '실세'라는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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