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분수대 수십명 기자회견…정무수석실에 "방한 철회" 서한
"김영철은 대한민국은 물론 인류평화의 적" 결의문 낭독
洪, 46용사 추모비 참배계획…"평양올림픽 마지막 수순"
논평서 "靑 북한 두둔 듣기 역겨워" 바른미래당도 가세
국회 법사위·정보위 개최, 與 위원장인 외통위는 결렬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소속 국회의원 30여명이 2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북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방한과, 이를 환영한다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소속 국회의원 30여명이 2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북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방한과, 이를 환영한다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대표단장으로 '천안함 폭침 주범(主犯)'이자 '대남공작 총책'을 맡았던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을 파견한다고 통보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즉각' 수용한 데 대해 자유한국당은 23일 소속 국회의원이 대거 청와대를 항의 방문해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특힌 한국당은 전날(22일) 오후 김영철 방한 관련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그를 "사살대상"으로 규정했다. 이날 청와대를 항의 방문해서는 평창 올림픽 폐회식 김영철 참석 결정 철회를 공식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당은 김영철 방한 불허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고 장외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하는 한편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점을 구태여 부인하고 나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철은 대한민국은 물론 인류평화의 적"이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하고, 항의 서한을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직접 전달했다. 

기자회견에서 김 원내대표는 "김영철은 우리 장병의 목슴을 앗아간 장본인이자 전범"이라면서 "저잣거리에 목을 내놔도 부족한 김영철을 청와대가 맞고 있다"며 "쳐죽일 작자를 평창에 초청하는가.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당의 요청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회를 전면 보이콧할수 밖에 없다며 "우리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투쟁하고 국민에게 알릴 것"이라고 가세했다.

당 차원의 '논평 공세'도 병행됐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영철은 생때같은 우리 해군 장병, 우리의 소중한 아들 46명의 생명을 불시의 어뢰 기습으로 앗아간 불구대천(不俱戴天) 철천지원수"라며 "김정은이 이런 극악무도한 김영철을 대표단장으로 선택한 것 자체가 대한민국을 우롱하고 무력통일 의지를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장 수석대변인은 또 "'김영철이 천안함 사건의 주역이라는 이야기는 없었다'며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일 것'이라는 청와대의 북한 두둔은 듣고 있기가 역겹다"며 "대통령은 도대체 얼마나 더 올림픽을 더럽혀야 직성이 풀리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폭침과 포격과 지뢰로 국민들을 집단 살인한 김영철을 환영하고 청와대 까지 들이는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임을 포기하는 반역행위"라며 "천안함 폭침·목함지뢰도발·연평도 포격사건에 동조하는, 대한민국을 배신한 이적행위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녕 수많은 국민들의 피가 묻은 그 흉측한 손과 악수를 하겠는가"라며 "김영철의 한국 방문을 단호히 거부하라. 한국당은 발견 즉시 사살해야 할 김영철을 대한민국의 영토 그 어디에도, 단 한 순간도, 발 딛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한국당의 요청으로 관련 상임위가 열렸다. 한국당 소속 상임위원들은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보위원회 등을 열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외교통일위원회는 여당의 거부로 열리지 않았다.

한국당 소속인 김학용 국방위원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영철의 방한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서훈 국정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의 전격적인 경질을 요구하는 바"라고 밝혔다.  

충남 천안에 있는 천안함 46용사 추모비 참배 계획도 마련됐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추모비 참배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김여정 방한에 이어 김영철 방한은 평양올림픽의 마지막 수순으로 보인다"며 "김영철 방한을 두고 점입가경이라는 말이 생각난다"고 밝혔다. 특히 "김정은의 남남갈등, 한미 이간책동에 부화뇌동하는 친북 주사파 정권의 최종 목표는 결국 연방제 통일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바른미래당도 이날 김영철 방한 결정 철회 요구에 가세했다. 유의동 당 수석대변인은 오전 논평에서 "김영철의 도발 지시로 대한민국 장병 46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국군통수권자라는 대통령은 그런 자의 방남을 허용하고 청와대에서 그런 자와 만나 한반도 평화를 논의하겠다고 하면 앞으로 누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며, 누가 북의 도발을 몸으로 막아내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청와대의 김영철 방한 수용을 "60만 전군에게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키지 말라는 암묵적 명령을 내리는 일이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문 대통령은 당장 잘못된 판단을 취소하고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국민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는 국민을 대신한 준엄한 경고"라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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