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망초, ‘북한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모임’, ‘북한 난민 지원 기금’ 등 한·일 양국의 非정부단체가 공동 개최
김석우 前 통일원 차관 사회, 김석향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등 발제
(사)물망초, “한·일 양국이 재일교포 ‘북송’ 문제를 제대로 풀어야 한다는 각오 갖고 세미나 개최”

(사)물망초는 13일 일본 중의원(衆議院) 제1의원회관에서 ‘귀환 북송 일본인을 통해 본 북한 인권의 문제점과 양국의 과제’라는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박선영 (사)물망초 이사장 페이스북)

(사)물망초, ‘북한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모임’, ‘북한 난민 지원 기금’ 등 한·일 양국의 비정부단체(NGO)는 13일 일본 중의원(衆議院) 제1의원회관에서 ‘귀환 북송 일본인을 통해 본 북한 인권의 문제점과 양국의 과제’라는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물망초는 이날 행사가 있기 전에 “한·일 관계가 다소 긴장돼 있는 시점이지만 인류 보편의 가치라는 관점에서 한·일 양국이 재일교포 ‘북송’ 문제를 제대로 풀어야 한다는 각오 아래 해당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세미나는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의 사회 아래 김석향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등이 발제를 맡았고 박선영 (사)물망초 이사장이 총평을 했다. 또, 황우여 전 교육부총리, 홍일표 의원(인천 미추홀갑·자유한국당),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바른미래당) 등 한국 측 국회의원을 포함, 아베 도모코 의원(일본 민주당) 나카가와 마사하루 의원(일본 입헌민주당)과 같이 해당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본 측 국회의원까지, 한·일 양국의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세미나가 열린 일본 중의원 의원회관 회의실 전면부에 걸린 행사 현수막이었다. 현수막에는 “우리는 자유를 위한 전사들이다!”(We are freedom fighters)라는 문구가 큼지막한 글씨로 적혀 있었다.

이화여대에서 북한학을 연구하고 있는 김석향 교수는 이날 기조발표에서 “북송 재일교포 생애 전반에 걸친 인권침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북송 재일교포 관련 선행연구의 대부분이 북송 사업이 진행되기 전과 북송 사업 진행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기존 북송 사업 관련 연구들의 한계를 지적한 김 교수는 “북송 재일교포 중 탈북한 사람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해보면 자신의 삶을 표현할 때 ‘분절’, ‘세 토막’ 등의 단어를 사용한다”면서 “귀국선 탑승 이전인 ‘일본 거주 시절’부터 ‘북한 내 생애’, ‘탈북 과정 및 한국 혹은 일본 정착 이후’라는 3단계에 걸친 연구가 필요하다”며 북송 재일교포 관련 연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서 김석향 교수는 “북송 교포가 북한에 있을 당시 경험한 인권 침해의 원인은 대부분 이들이 외부에서 들어온 이방인이었다는 것”이라며 “이 과정을 전반적으로 분석하지 않은 채 북송 교포를 향해 ‘가지 말았어야 했다’라는 주장만 되풀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니가타항(港)을 떠나 북한 청진항으로 향하는 배에 오른 북송 재일교포들의 모습.(사진=재일대한민국민단)

실제 북송됐다가 북한을 탈출하는 데에 성공한 재일교포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지난 1961년 당시 16세의 나이로 북송됐다가 지난 2007년 탈북해 일본으로 돌아온 이상봉(74) 씨는 ‘사회주의 지상낙원’이라는 북한의 선전·선동에 속아 자신의 아버지가 ‘귀국신청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회고했다.

현재 북한에 가족들이 남아 있어 익명을 요구한 A 씨의 경우 북송 사업으로 일본에서 북한으로 이주한 부모님을 두었다고 한다. A씨 자신은 북한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대학을 다니던 중 탈북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근 한국 정부가 귀순한 북한 어민들을 살인범이라는 이유로 송환한 일과 관련해 “한국 헌법에 어긋나는 결정”이라며 비판했다.

한편 박선영 이사장은 그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왔으며 탈북자 지원 단체인 (사)물망초를 설립 당시인 2012년부터 지금까지 이끌어 오고 있다. 특히 박 이사장은 자유선진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당시인 지난 2012년 탈북자 강제 북송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11일 간 단식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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