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확보 기자회견서 '최측근 송병기 부시장→靑행정관 김기현 첩보 제공' 의혹관련 질문만 받아
울산시 대변인 '예산 관련 질문만 해달라' 취재진 통보해 논란...질문받은 宋 "속시원히 말할 때 올 것" 함구
軍생활 거론하며 "눈 펑펑 내릴 땐 그걸 쓸어봐야 소용이 없다" 답변 거부 정당화 논리 되풀이
'文 30년지기' 송철호, 작년 선거직전 靑민정비서관실→울산경찰 하명의혹 수사로 반사이익 '8전9기'

송철호 울산시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이 12월11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2020년 국가 예산 확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현장 취재진으로부터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관련 질문만 받게 됐다.
송철호 울산시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이 12월11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2020년 국가 예산 확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현장 취재진으로부터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관련 질문만 받게 됐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직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반부패비서관실→경찰청→울산경찰청 순으로 첩보를 하달한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측근 수사로 '반사이익'을 얻어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철호 현 울산시장이 11일 공개 석상에서 이 하명(下命)수사 의혹에 최측근이 개입했다는 의혹 관련 언론의 해명 요구를 받았지만, '변죽 울리기' 식 답변으로 일관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날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2020년 울산시 국가예산 확보 관련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최측근인 송병기 현 경제부시장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모 행정관에게 '김기현 전 울산시장 첩보'를 넘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 관련 질문을 받았다. 기자회견에 앞서 울산시 대변인은 '예산과 관련한 질문만 받겠다'는 입장을 취재진에 통보했으나, 송 시장은 첫 질문부터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송 부시장에 대한 울산시의 공식 입장은 무엇이냐'는 해명 요청을 받게 됐다.

대변인이 첫 질문을 제지하며 다소 소동이 일었지만, 송 시장이 스스로 질문을 받겠다고 나서 회견은 중단되지 않고 이어졌다. 송 시장은 "때를 기다리다가 시민들에게 속 시원히 말씀드릴 날이 올 것"이라고 송병기 부시장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러나 그는 "제가 가장 말단 졸병 생활을 할 때 최전방에서 깨달은 지혜가 있다"며 "눈이 펑펑 내릴 때는 그것을 쓸어봐야 소용이 없다"고 말해, 답변 거부를 정당화하려는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송 시장은 "시민 여러분께 당부드린다. 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때를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언급하는 한편 "한 말씀으로 제 심정을 표현하겠다"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성경의 가르침이다"고 성경 내용을 인용하기도 했다.

송 시장은 한국당이 자신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 데 대한 입장과 검찰 소환 조사에 응할 것인지, 청와대 행정관과 시장 선거 당시 공약을 논의한 적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다시 말씀드리는데 눈이 펑펑 내릴 때는 쓸 때를 기다려야 한다"며 "지금 쓸면 거기에 또 눈이 쌓일 뿐이다"고 되풀이했다.

앞서 송 시장은 최근 출근길에 '송 부시장이 청와대에 최초 제보했는지 알고 있었느냐'는 일부 언론 질문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송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30년지기로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8전 9기'끝에 첫 선출직 당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지난해부터 '선거 직전 청와대 하명수사의 최대 수혜자'라는 의혹을 받아 왔다. 선거를 1년도 채 안 남긴 시점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한 황운하 당시 청장과 수차례 접촉한 사실, 그의 측근으로 활동하던 류모씨가 '황운하 울산경찰'과 '김기현 수사' 상황을 공유했다는 정황이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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