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건 춘천시의원 "시민 혈세 과다 투입해 비행기 비즈니스석 같은 개념의 황제 의전"
"이재수 시장, 백팩메고, 버스타고 다녔는데 지금까지 서민 코스프레한 것이냐"
춘천시 "많은 출장 다니는 탓에 고려한 조치...세밀하게 살피지 못해 죄송"
이재수 시장 "불법 개조 사실 알게 돼 거부...매사에 조심하고 직원들 제대로 살피겠다"

강원 춘천시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수 시장의 관용차량에 1400만원이 넘는 안마기능 포함 고급시트를 불법으로 설치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보건 춘천시의원은 9일 기획행정위원회 예산안 심의에서 "시장이 탈 차량을 구매하면서 안마기능이 포함된 1480만원짜리 시트가 설치됐다"며 "차량 내부를 구조변경했으면 튜닝 신청서를 보내고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날 오전까지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해당 차량은 이미 시트를 교체하고 지난 5일 시청 주차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시민 혈세를 과다하게 투입해 비행기 비즈니스석 같은 개념의 황제 의전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춘천시는 사용 기한이 넘은 시장의 관용차를 교체하면서 지난달 더뉴 카니발 하이리무진 7인승 풀옵션 차량을 5500만원(배기량 3300cc)을 들여 구매했다.

개조한 시트 설치비용까지 더해 약 7000만원을 들인 셈이다.

또한 김 의원은 "시장 관용 및 의전 차량으로 체어맨, 그랜져, 모하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지난해 구입한 니로(전기차)도 서류상은 업무용으로 돼 있지만 실제 시장이 단독으로 사용한 관용차나 다름 없다"며 "차량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엉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재수 시장이 백팩을 메고,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지금까지 서민 코스프레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춘천시가 구입한 이재수 시장의 카니발 차량에는 2열 의전용 VIP 전동시트 1석, 에어셀타입 안마시스템, 에어쿠션 에어럼버서포터, 전동 풋레스트, 센터콘솔 수납장 등이 개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춘천시는 2015년에 구입한 승용차(체어맨)도 시장 전용차로 보유하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춘천시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업무상 많은 출장을 다니는 탓에 고려한 조치"라며 "구조변경에 대해 세밀하게 살피지 못해 죄송하며 현재 변경 절차를 맡긴 상태로, 아직 운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지난달 15일 시내버스 전면개편으로 시민 항의가 빗발치는 가운데, 고급 차량에 안마기능까지 갖춘 시트를 불법 설치해 논란을 자초했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대중교통 천국을 만들겠다는 춘천시가 지난달 시내버스 노선 변경으로 인해 최근 2시간가량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이 있는 등 불편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마사지 기능까지 갖춘 관용차를 구입하는 것에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재수 시장은 10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시민주권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저는 에너지 자립도시를 만들자는 취지로 시내에서 전기차(니로)를 6개월 넘도록 이용하고 있었지만, 장거리에는 스타렉스(승합차)를 이용해 왔다"며 "하지만 장거리 출장에 어려움이 있어 해당 부서에서 새로운 차로 교체하는 게 좋겠다고 해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불법 개조라는 사실을 보고를 통해 알게 돼 거부하고 한 번도 타지 않았다”며 “앞으로 해당 차를 어떻게 쓸 것인지는 담당 부서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민들이 이 정도로 많은 우려를 가지고 지적했다는 부분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고 꼼꼼히 살피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매사에 조심하고 직원들이 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살피겠다”고 전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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